[CES 2026] 中 로봇 굴기, 현실이 됐다. .."프로세서 빼고 다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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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6] 中 로봇 굴기, 현실이 됐다.
.."프로세서 빼고 다 만든다"
8일 현지시간 애지봇의 휴머노이 모델들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아주미디어그룹 CES 특별 취재단8일 (현지시간) 애지봇의 휴머노이드 모델들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아주미디어그룹 CES 특별 취재단]
 

군무를 추는 로봇, 쿵푸 시범을 보이는 로봇, 복싱하는 로봇, 배달하고 청소하는 로봇까지. 이번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 현장 곳곳에서 중국 로봇이 눈에 띄었다.
 

중국은 이미 휴머노이드 로봇을 생산 라인에서 찍어내 매장과 가정에 보급하기 시작했다. 이번 CES를 통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피지컬 AI' 분야에서 얼마나 앞서 나갔는지를 과시했다. CES 휴머노이드 로봇 부문 참가 기업 38곳 중 21곳이 중국 업체였다. 유니트리 로보틱스 같은 기존 강자부터 애지봇, 노에틱스 로보틱스 같은 신흥 주자까지 포진했다.
 

리서치 기업 옴디아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 약 1만3000대 중 대다수를 중국 기업이 차지했다. 상하이 소재 아지봇이 약 5168대로 1위를 기록했고, 유니트리 로보틱스와 유비테크 로보틱스가 뒤를 이었다.
 

중국 로봇 기업들은 수직계열화를 통한 자급자족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한 가지 부품만큼은 예외다. 바로 프로세서다.
 

애지봇 직원은 8일(현지시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칩으로 엔비디아 제품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전시장에서 서 있거나, 회전하거나, 춤을 추는 모든 로봇에 빠질 수 없는 부품이다. 애지봇은 상하이 데이터센터에서 합성 데이터와 실제 데이터를 결합해 AI 모델을 훈련한다. 프로세서를 제외하면 볼트·너트 같은 소형 표준 부품 외에는 거의 모든 부품을 자체 생산한다.
 

엔비디아 의존은 중국 로봇 업계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유니트리, 갈봇, 엔진AI, 유비테크 모두 엔비디아 젯슨 플랫폼을 채택했다. 2025년 8월 출시된 젯슨 AGX 토르의 얼리 어답터이기도 하다.
 

쑤저우 소재 유닉스AI 부스에서는 수직계열화가 더욱 깊게 진행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리 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관절 메커니즘부터 로봇 손 내부 부품까지 직접 제조한다"고 말했다. 광학 센서 등 표준 부품만 예외다.
 

우 CFO는 "모든 것을 자체 개발했다"며 "관절 내부까지 직접 만든다"고 강조했다. 프로세서는 유닉스AI도 엔비디아 칩을 사용한다. 회사는 2단계 AI 모델 구조를 개발했다. 한 단계는 상황을 해석하고 결정을 내리는 '두뇌' 역할을, 다른 단계는 신체 움직임을 제어한다.
 

유닉스AI의 '완다(Wanda)' 시리즈는 이미 중국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호텔에서 침대 정리와 청소 등 객실 관리 업무에 투입됐고, 건물 순찰 등 보안 용도로도 활용된다. 우 CFO는 "범용 모델"이라며 "칵테일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8일 현지시간 유닉스AI의 휴머노이드가 8일 (현지시간) 유닉스AI의 휴머노이드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아주미디어그룹 CES 특별 취재단]
 

베이징에 본사를 두고 산호세에도 사무실을 운영하는 갤럭시아 다이내믹스도 비슷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레이 유 최고사업책임자(CBO)는 "모터까지 모든 것을 자체 제조한다"며 "컴퓨팅에는 엔비디아 프로세서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유 CBO는 "로봇을 자체 제작한다"며 "몸체를 설계하고 제어하며 모든 것을 직접 제조한다"고 설명했다. 자급자족 전략은 경제적 이유와 전략적 이유를 모두 갖고 있다. 조작(manipulation) 작업을 위해 로봇을 훈련하려면 방대한 양의 실제 데이터가 필요하고, 이를 수집하려면 대규모 로봇 함대가 있어야 한다.
 

유 CBO는 "데이터를 많이 확보하려면 직접 걸어 다녀야 한다. 그래서 로봇이 많이 필요하다"며 "로봇을 많이 만들려면 비용이 엄청나게 든다. 그래서 자체 모터를 사용한다. 데이터 수집 단계에서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갤럭시아 다이내믹스는 올해 3월에서 9월 사이 최신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며, 교육용 할인도 제공한다. 연구기관과 협력해 약 200대 로봇을 공급할 계획이다.
 

2023년 5월 설립된 갈봇은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가장 가치 있는 구현형(embodied) AI 기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이본느 위안 (Yvonne Yuan) 해외마케팅 총괄은 "팔부터 바퀴까지 대부분의 부품을 자체 기술로 생산한다"고 말했다. 갈봇은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엔비디아 젯슨 토르 칩셋을 도입한 기업 중 하나다.
 

위안 총괄은 "하드웨어를 포함해 모두 자체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갈봇의 훈련 전략은 효율성을 향한 업계 전반의 변화를 반영한다. 훈련 데이터의 약 90%가 시뮬레이터에서 생성한 합성 데이터이며, 실제 환경에서 얻은 데이터는 약 10%에 불과하다.
 

위안 총괄은 "실제 데이터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다"며 "시뮬레이터에서 훈련한 뒤 실제 데이터로 미세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갈봇의 G1 로봇은 이미 중국 전역의 공장과 물류창고에 배치돼 차량 부품 분류 및 생산라인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1회 충전으로 최대 8시간 가동되며, 배터리 잔량이 떨어지면 자동으로 충전 스테이션으로 복귀한다.
 

더 무거운 모델도 개발 중이다. 현재 G1은 양손으로 10~50kg을 들 수 있다. 위안 총괄은 "곧 출시될 버전은 최소 32kg을 들 수 있고, 외관도 새롭게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수직계열화 전략은 정부의 산업 정책과 궤를 같이한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2027년까지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략은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BI 리서치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2030년 65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국가 지원과 규제 환경이 자국 기업들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다만 엔비디아 프로세서 의존은 여전히 약점이다.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의 대중 첨단칩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현재 로보틱스용 모듈은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 있지만,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지금 중국 로봇 업계는 손과 모터 등 나머지 모든 것을 장악하는 것만으로도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베팅하고 있다.


아주경제=라스베이거스(미국)=김동영 기자 기자 davekim0807@aj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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