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을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은 유독 길게 느껴진다. 별다른 증상이 없던 사람일수록 더 그렇다. 특히 대장내시경 검사 뒤 의료진으로부터 “용종이 보인다”는 말을 들으면, 설명을 끝까지 듣기도 전에 생각이 앞서간다. 진료실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대부분 비슷하다. ‘혹시 암은 아닐까.’
40대 이하에서도 대장용종이 발견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게티이미지 의료진의 반응은 대체로 차분하다. “지금 단계에서 크게 걱정할 상황은 아닙니다. ” 대장내시경에서 발견되는 용종 가운데 상당수는 검사 과정에서 바로 제거할 수 있고, 이후 별다른 문제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장내시경이 ‘치료까지 가능한 검사’로 불리는 이유다. 그렇다면 결과지에 적힌 ‘대장 용종’이라는 소견은 어떻게 받아들이는 게 맞을까. ◆대장용종은 흔하다…관건은 ‘종류’
12일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대장용종은 대장 점막 일부가 혹처럼 돌출된 상태를 말한다.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어 검진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발생 빈도는 40대 이후부터 눈에 띄게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용종이 발견됐다고 해서 모두 같은 의미는 아니다. 성격에 따라 이후 관리 방식이 달라진다. 과형성 용종이나 염증성 용종처럼 경과 관찰로 충분한 경우도 있다. 반면 시간이 지나면서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 용종도 존재한다. 의료진이 특히 주의 깊게 살펴보는 대상은 선종성 용종이다.
의학계에서는 선종이 대장암으로 발전하기까지 보통 수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선종이 확인되면 내시경 검사 중 바로 제거하는 경우가 많다. 조기에 제거할수록 이후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제거가 끝은 아니다…그 다음 단계
용종을 제거했다고 해서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다. 내시경으로 떼어낸 조직은 병리검사를 거친다. 이를 통해 해당 용종의 성격과 향후 관리 방향을 보다 분명히 확인하게 된다.
대장 건강 관리는 나이보다 생활습관이 더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게티이미지 검사 결과에 따라 추적검사 시점도 달라진다. 위험도가 낮고 절제가 충분히 이뤄졌다면 수년 뒤 재검사를 권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크기가 크거나 여러 개가 동시에 발견된 경우, 절제 범위가 애매했던 경우에는 검사 간격이 짧아질 수 있다. ◆“나이보다 생활습관을 봅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권고 기준상 대장내시경 검사는 50세 이후를 기준으로 하지만, 최근에는 40대 이하에서도 용종이 발견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전문의는 연령보다 더 중요한 요소로 가족력과 생활습관을 꼽았다. “직계 가족 중 대장암 병력이 있거나, 식습관이 불규칙하고 흡연이나 음주가 잦은 경우에는 증상이 없어도 검사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장 건강 관리는 특별한 방법보다 일상의 선택과 맞닿아 있다. 기름진 음식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과일, 통곡물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여기에 금연과 절주, 규칙적인 운동이 더해지면 위험 요인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대장내시경에서 용종이 발견됐다는 사실만으로 상황을 단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어떤 종류였는지, 이후 어떤 관리가 필요한지는 결과지를 기준으로 차분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 검사는 하루 만에 끝나지만, 이후의 선택은 그 다음부터 이어진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