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신기록 쓴 K뷰티… 해외 공략 가속화에 中 훈풍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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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신기록 쓴 K뷰티… 해외 공략 가속화에 中 훈풍도 기대
2026년 글로벌 산업으로 재편 박차 2025년 화장품 수출 114억弗 사상 최대 美 시장선 프랑스 제치고 1위에 올라 아모레·LG생건·에이피알 ‘빅3’가 앞장 신흥시장 진출·유통 채널 다변화 진행 韓·中 정상회담 후 양국 관계 해빙무드 中, 韓 화장품 수출시장 1위 복귀 전망
한국 미용산업(K뷰티)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유럽·중동 등으로 세계 무대를 확장하고 있다. 미국·유럽 시장에서 축적된 브랜드 경쟁력과 한국 문화(K컬처)의 영향력,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심의 세계 시장 마케팅 환경이 맞물려 K뷰티 성장 속도가 빨라진 모습이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대형 업체뿐 아니라 에이피알(APR) 등 신흥 강자들이 해외 시장 공략에 가세하며 K뷰티 생태계 전반이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과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 조치) 해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침체됐던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꿈틀대는 분위기다.
CES 2026 현장에 전시된 삼성전자 ‘AI 뷰티 미러’. 아모레퍼시픽 AI 기반 피부 분석 기술이 탑재됐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 역대 최대 실적

산업통상부가 지난 1일 발표한 ‘2025년 연간 및 12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은 114억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화장품 수출은 2021년(92억달러) 90억달러를 처음 넘어선 뒤, 2024년(102억) 100억달러를 돌파하며 가파른 증가세다.

화장품 수출 호조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 실적 개선에도 일정 부분 기여했다. 지난해 전체 수출이 전년 대비 3.8% 증가한 7097억달러(1025조260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도체·자동차·선박 등 전통적인 수출 주력 품목의 강세가 이어진 가운데, 화장품도 전기기기·농수산식품과 함께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한국 화장품의 대미 수출은 프랑스를 제치고 미국 시장 1위에 올랐다. 블룸버그 통신이 인용해 보도한 미국국제무역위원회(USITC)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대미 화장품 수출액은 17억100만달러(약 2조5000억원)로 프랑스(12억6300만달러)를 크게 앞질렀다. 세계 최대 화장품 소비 시장인 미국에서 한국 화장품의 존재감이 뚜렷해진 셈이다. 한국 가요와 드라마·영화, 음식 인기 등에 힘입어 K뷰티도 미국 시장 내 입지가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K뷰티, 해외 사업 전략

K뷰티 국내 빅3로 꼽히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에이피알은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중국 의존도를 벗어나 미국과 유럽, 중동 등으로 새로운 성장 축 확보에 나선 게 주목된다.

아모레퍼시픽은 해외 매출 비중을 보면 2021년 34.1%에서 2022년 36.1%, 2023년 37.9%, 2024년 43.2%, 지난해 3분기 누적 43.4%로 늘었다. 지난해 9월 창립 80주년을 계기로 ‘크리에이트 뉴 뷰티(Create New Beauty)’를 비전 슬로건으로 내건 아모레는 프리미엄 스킨케어 부문에서 글로벌 톱3에 진입하고, 해외 매출 비중을 70%까지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미국에서는 설화수·라네즈·이니스프리를 축으로 더마·메이크업·헤어케어 등으로 판매 영역을 넓히며 글로벌 확장의 거점화하고 있다. 유럽은 영국을 교두보로 라네즈와 코스알엑스를 앞세워 영향력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북유럽, 동유럽은 물론 중동과 인도, 아프리카 시장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지난 5년간 해외매출 비중이 30%대 초반인 LG생활건강은 북미·일본·동남아·EMEA(유럽·중동·아프리카) 등으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는 ‘글로벌 리밸런싱’ 전략을 마련했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16% 줄었지만, 3분기만 보면 글로벌 매출은 6.6% 증가하며 확장 전략의 효과가 가시화됐다.
미국 시장에 출시한 LG생활건강의 ‘LG 프라엘 수퍼폼 갈바닉 부스터’. LG생활건강 제공 가장 큰 시장인 북미에서는 전략 브랜드인 ‘더페이스샵’, ‘빌리프’, ‘CNP’, ‘닥터그루트’를 중심으로 북미 대표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에서 활발한 마케팅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신성장 동력인 LG프라엘 ‘수퍼폼 갈바닉 부스터’는 미국 아마존과 틱톡샵에 진출해 아마존 ‘핫 뉴 릴리즈’ 주름·안티에이징 디바이스 부문 1위에 오르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에이피알의 해외 매출 비중은 2021년 40.7%, 2022년 36.1%, 2023년 39.2%, 2024년 55.3%에 이어 지난해 3분기 누적 76.9%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미국 매출(7537억원)만 해도 2024년 전체 미국 매출(3998억원)의 2배 가까이 되는 성과를 기록했다. 에이피알은 자사 브랜드 ‘메디큐브’의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아마존에서는 메디큐브의 스킨케어 제품 ‘제로모공패드’가 지난해 2~11월 ‘토너&화장수’ 부문 최장기간 1위를 유지했다. 에이피알은 남미·유럽·중동 등 신규 지역을 중심으로 B2B(기업 간 거래) 유통 채널을 본격 확장해 글로벌 판매 구조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CES 2026 뷰티테크 부문과 디지털헬스 부분에서 각각 최고혁신상과 혁신상을 수상한 한국 콜마 ‘스카 뷰티 디바이스’. 한국콜마 제공 ◆‘한한령 해제’ 중국 시장 기대감도

국내 뷰티업계들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있지만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에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이 다시 한국 화장품 1위 수출 지역이 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 대통령이 방중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배우자 펑리위안 여사에게 국내 ‘뷰티 디바이스’ 제품을 선물하면서 중국 내 K뷰티 매출도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2024년까지 한국의 최대 화장품 수출국이었으나, 지난해 1∼3분기에는 미국(18억6300만달러)에 밀려 2위(17억2500만달러)였다.

김희정 기자 h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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