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또 한 번의 신드롬이다. 너도 나도 넷플릭스 ‘흑백요리사2’에 열광하고 있다. 요리에 인생을 건 셰프들이 물러설 수 없는 승부가 대중을 끌어당겼다. 이제 ‘요리괴물’과 후덕죽 셰프의 승자가 최강록 셰프와 다투는 최종전만 남았다.
장애물이 적지 않았다. 제작진의 실수로 결승 후보를 공개하는 자충수가 있었고, 흑백 대결을 스스로 무너뜨린 팀전 패배 후 전체 탈락이라는 무리수도 있었다. 규모가 커지고 디자인이 화려해지는 사이, 시즌1 때보다도 제작진의 판단 미스가 많았다. 그럼에도 화제성은 시즌1에 못지 않다.
저마다 요리와 사람을 대하는 철학으로 누구도 쉽게 흉내낼 수 없는 고도의 기술을 통해 땀을 뻘뻘 흘리고 손을 벌벌 떠는 정성과 함께 영혼을 담은 요리를 만든 셰프들이 있어서다. 진짜 주인공은 식탁 위에서 열정을 펼친 모든 요리사들이다.
서사의 시작은 ‘술 빚는 윤주모’부터다. 80명의 흑수저들이 우수수 탈락하는 사이 자신의 실력에 확신까진 없었던 그는 손을 파르르 떨어가며 음식을 만들었다. 자신이 잘하는 수육과 야채, 증류수를 내놓은 후 안성재 셰프의 “생존입니다”를 듣고 눈물을 쏟아냈다. 그간 요리를 위해 싸워왔던 피, 땀, 눈물을 인정받았다는 감동의 오열이었다. ‘윤주모’의 진심어린 눈물이 시청자를 확 잡아당겼다.
스타가 탄생했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이미 ‘느좋남(느낌 좋은 남자)’으로 불린 손종원 셰프다. 훤칠한 외모에 다정다감한 말투, 완벽주의 성향에서 빚어진 깔끔하고 세련된 요리가 그의 매력 포인트다. 한식과 일식에서 미슐랭 1스타를 받은 유일무이한 성과가 있음에도, 선배 요리사들 사이에서 막내 역할을 도맡으며 관심받았다. 일거수 일투족, 모두가 그를 주목하고 있다.
웃음은 임성근 셰프가 맡았다. 갈비에 있어서 만큼은 장인인 그는 “모든 요리는 빨라야 한다”는 철학으로 임했다. 소스가 5만 가지가 있다고 자부하는 허세에 옆에 있는 사람이 부끄러울 정도로 큰 목소리를 내는 덕에 비호감의 요소도 그득하다. 한 땀 한 땀 최고의 요리를 만드는 다른 셰프들과 달리 ‘질보다 양’이라는 괴상한 전략도 독특하다. 이 모든 것은 누구보다 음식을 먹는 고객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안에서 나온 개성이다. 결국 대중을 감았다. 손종원과 함께 ‘흑백요리사2’의 원투펀치다.
미슐랭 2스타에 빛나는 이준 셰프는 어쩌면 ‘흑백요리사2’의 최대 피해자다. 굳이 ‘흑백요리사2’에 나오지 않아도 됐음에도 도전에 임했으나, 제자인 ‘삐딱한 천재’에게 패배했다. 제자를 키워냈다는 성취감과 결국 승부에서 졌다는 좌절, 양가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여유있게 제자의 승리를 응원하는 품격은 ‘흑백요리사2’의 숨은 명장면이다.
이 외에도 자연의 맛과 풍미를 극대화한 선재스님과 손가락 하나 없이도 프랑스 요리로 장인 반열에 오른 박효남 셰프의 긍정 마인드, 가장 높은 위치에서 허드렛일을 마다 않는 후덕죽 셰프, 개그캐릭터로 보이지만 요리만큼은 누구보다 진심인 정호영 셰프, 손가락에 근육이 없음에도 면의 맛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린 ‘무쇠팔’, 모두가 불가능하다 할 때 결과로 보여준 고기 천재 ‘바베큐 연구소장’ 등 즐비하다.
요리의 영역에서 집념과 열정으로 감동을 선사한 모든 인물이 시대의 영웅이 아닐까, 박수를 보낸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