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스앤젤레스 관광청]2026년 로스앤젤레스는 대형 이벤트가 집중되는 한 해이자, 도시의 작동 방식 자체가 달라지는 전환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국제 스포츠 대회, 문화 인프라 확장, 교통 체계 개편이 동시에 진행되며, 여행지로서의 매력뿐 아니라 도시 구조 전반이 재편되는 국면에 들어선다. 가장 큰 외형적 변화는 FIFA 월드컵 26™ 개최다. 로스앤젤레스는 공식 개최 도시로 참여하며, 잉글우드의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총 8경기를 치른다. 미국 남자대표팀의 개막전(6월 12일)을 포함해 조별리그 4경기, 토너먼트 2경기, 8강전까지 예정돼 있다. 월드컵 일정은 여름 내내 도시 전반의 이동, 숙박, 문화 소비 흐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 일정은 월드컵에 그치지 않는다. 40여 년 만에 다시 열리는 NBA 올스타 위크엔드가 2월 인튜이트 돔에서 개최되고, 6월에는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리비에라 컨트리 클럽에서 U.S. 여자 오픈 골프 챔피언십이 열린다. 해당 코스는 클럽 창립 100주년을 맞는 해이자, 2028년 LA 올림픽·패럴림픽 개최지로도 예정돼 있어 상징성이 크다. 이처럼 상반기부터 하반기까지 이어지는 대형 스포츠 일정은 2026년 로스앤젤레스를 ‘연중 스포츠 도시’로 만든다.
문화 인프라 확장도 같은 시기에 맞물린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은 윌셔 대로를 가로지르는 구조의 대형 신관 ‘데이비드 게펜 갤러리’를 2026년 4월 개관한다. 전시 공간과 동선을 대폭 재편한 이 신관은 LACMA의 상설·기획 전시 운영 방식에도 변화를 예고한다. 9월에는 조지 루카스가 공동 설립한 루카스 미술관(Lucas Museum of Narrative Art)이 문을 열며, 영화·일러스트·만화·디지털 미디어를 아우르는 시각적 스토리텔링을 전면에 내세운다.
여기에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 예술 박물관을 표방하는 데이터랜드(DATALAND)가 2026년 봄 개관을 앞두고 있다. 레픽 아나돌 스튜디오가 주도하는 이 공간은 약 2,300㎡ 규모로,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살아 있는 전시’를 핵심 개념으로 한다. 홀로코스트 박물관 역시 ‘빌딩 트루스(Building Truth)’ 프로젝트를 통해 면적을 두 배로 확장하고, 새로운 요나 골드리치 캠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도시 이동 환경의 변화도 2026년을 기점으로 본격화된다.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AX)에서는 자동 무인 모노레일 ‘오토 피플 무버’가 가동되며, 터미널과 주차장, 메트로 환승센터를 직접 연결한다. 도심에서는 메트로 D라인 연장이 개통돼 윌셔 대로를 따라 주요 관광지와 문화 시설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 샌 페드로 해안에는 17만㎡ 규모의 해안 재개발 프로젝트 ‘웨스트 하버’가 완공 예정으로, 야외 공연장을 포함한 복합 문화 공간이 새로 들어선다.
이러한 변화는 회복의 맥락과도 이어진다. 2025년 초 대형 산불 이후 로스앤젤레스는 복구와 재건을 지속해 왔으며, 여행과 방문이 지역 경제 회복을 돕는 실질적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2025년 6월 재개장한 게티 빌라는 문화 시설 복원의 상징적 사례로 언급되고, 산불 피해 복구 과정에서 등장한 지역 레스토랑과 커뮤니티 공간들도 새로운 방문 동선으로 편입되고 있다.
미식과 숙박 환경 역시 변화의 흐름 속에 있다. LA 카운티 전역 400곳 이상이 참여하는 다인 LA 레스토랑 위크, 세계적 레스토랑 노마의 장기 팝업, 신규 대형 마켓 오픈이 이어지며 도시의 미식 지형이 확장된다. 실버 레이크의 교회 건물을 재해석한 부티크 호텔, 대형 복합 개발지구에 들어서는 라이프스타일 호텔 등 숙박 시설도 지역별 체류 방식을 다양화하는 방향으로 늘어난다.
2026년의 로스앤젤레스는 단순히 볼거리가 많아지는 해가 아니다. 스포츠, 문화, 교통, 관광 인프라가 같은 시점에 맞물리며 도시가 작동하는 구조 자체가 달라진다. 이벤트의 집중이 아닌, 변화의 축적. 2026년 로스앤젤레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아주경제=기수정 기자 violet1701@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