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미국 증시의 황금기를 이끌어온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M7)’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경고등이 켜졌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M7이 주도하던 시장 지배력에 뚜렷한 균열이 생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 엔비디아, 알파벳(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메타 등 7개 종목으로 구성된 M7은 한국 투자자들의 최애 종목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M7 보유액은 지난 8일 기준 약 634억 1000만 달러(약 93조 원)에 육박한다.
문제는 최근 수익률이다. 지난해 S&P500 지수가 16% 상승하는 동안 M7 종목 상당수는 이 기준선조차 넘지 못했다. M7 통합 지수는 25% 올랐지만, 이는 엔비디아와 알파벳의 압도적인 독주가 만든 ‘착시 현상’에 가깝다. 나머지 종목들은 사실상 시장 평균 수준이거나 그 이하의 성적을 거두며 힘이 빠지는 모습이다.
올해 첫 거래일의 풍경도 이를 뒷받침한다. M7 지수가 0.5% 오르는 동안 S&P500 지수는 1.8% 상승하며 대형주들의 탄력이 예전 같지 않음을 증명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올해 M7 내부에서도 ‘종목별 차별화’가 극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나틱시스 인베스트먼트의 잭 자나시에비치 전략가는 “이제는 M7이라는 이름 아래 모든 종목이 함께 오르는 '패키지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단순히 묶음 매수를 고집했다가는 부진한 종목이 잘 나가는 종목의 수익을 깎아먹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시장의 분위기가 바뀐 결정적 이유는 ‘AI 회의론’이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인공지능(AI)이 가져올 미래 가치에 아낌없이 베팅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천문학적인 AI 투자 비용이 언제쯤 실제 ‘현금’으로 돌아올지 묻기 시작했다.
실제로 M7의 올해 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18%로, 202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S&P500 내 나머지 493개 종목의 예상 이익 증가율(13%)과 비교해도 격차가 크지 않다. ‘압도적 성장주’로서의 매력이 희석되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과거와 같은 ‘거품’ 상태는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 M7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29배로, 40배를 훌쩍 넘겼던 2020년대 초반에 비하면 상당히 안정된 수치다. 나스닥 100 지수의 PER(25배)과 비교해도 과도하게 고평가된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결국 핵심은 ‘옥석 가리기’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제 M7은 하나의 팀이 아니라 각자도생의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단순 추종 매매보다는 실적 모멘텀이 확실한 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제언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