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긴 여행…짐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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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긴 여행…짐 챙겨!"
짐 챙겨 표지 짐 챙겨=김영희 지음, 상상.
“인생은 여행 그 자체야.”
 
김영희(65) PD의 첫 해외여행지는 PD 초년생 시절 간 대만이다. 이후 그가 지금까지 밟은 나라는 80여개국. 여행은 그의 성격에 딱 맞았다. "나는 거침없이-개척하면서 '막' 사는 사람이에요. 여행도 자연스레 '막' 다녔죠."

'양심 냉장고',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등 국민 프로그램을 연이어 탄생시키며 우리나라 최초로 스타 PD의 역사를 쓴 그는 요즘 여행을 말한다. 지난해 펴낸 책 는 여행 에세이이자, 인생 에세이다. 글은 가벼운 듯 묵직하고, 유쾌한 듯 진지하다. '난 여기까지 가봤다' 식의 젠체도 없다.

대신 히말라야를 올라본 자의 여유와 거대한 폭포 앞에서 한없이 초라해 봤던 자의 겸손이 동시에 느껴진다고할까. 그는 에서 이렇게 말한다. "결국, 인생이든 여행이든 자기가 가고 싶은 길을 가는 것, 그것이 정답이야!"(189쪽)

그는 최근 서울 모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인생과 여행은 맞닿아 있다고 거듭 말했다. 책이나 사진으로 대신 만족하는 데 그치지 말고, 짐 챙겨 걸어 나갈 때 비로소 인생이 풍요로워진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가능하면 혼자 떠나보라고 조언했다.  

"혼자 가야 진정한 여행이죠, 배낭 메고 아프리카도, 남미도 전부 혼자 다녔어요. (인생의) 순간순간 가족이 큰 힘이 되는 건 틀림없지만, 우리 인생은 사실 고독하거든요. 굉장히 외로운 그 결정적인 순간을, 여행을 통해 한 번이라도 느껴봐야 해요."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천하를 통일한 후 "인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는 것"이라며 그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봤다. 김 PD 역시 수많은 여행을 통해 이 비유를 온몸으로 실감했다.  영국의 예쁜 꽃 잔에서는 삶의 여유를 느꼈고, 베네수엘라 노부부를 보며 아내를 떠올렸다. 카트만두 수도승과 그의 제자를 통해서는 믿음과 시간의 힘을 느꼈다. 그는 여행지 곳곳에서 고정관념을 깼고, 곤란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책 곳곳에는 여행길에서 얻은 삶에 대한 통찰이 그림으로 담겨있다. 김 PD는 노송과 어린 소나무가 나란히 서 있는 세한도를 그리고, '시간은 견딘 자체로 훈장이 된다. 우리가 버티는 이유다'라고 썼다.  

그는 "우리가 박수를 보내야 할 대상은 나이든 소나무"라고 느꼈다. "노송은 숱한 풍파를 버티고 견뎌냈죠. 그 자체로 박수받아야 해요. 젊은 사람들은 100% 공감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하지만 조금 더 살아보면 아마 동의하지 않을 수 없을 거예요."

어쨌든 그는 앞으로도 배낭을 챙겨, 길을 나설 것이다. 그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은 가본 곳일 수도 있고, 가보지 못한 곳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목적지가 아닌, 떠나고자 하는 마음이다.   

"가끔은 세상이 만든 길에서 벗어나 볼 필요도 있다. 당신은 자격이 있다. 명분을 찾지 말고 '그냥 하는 것'에 도전해 보라. 멋지지 않은가?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짐 챙겨!" (199쪽)
아주경제=윤주혜 기자 juju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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