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Y’·‘하트맨’ 새해 한국영화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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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Y’·‘하트맨’ 새해 한국영화 밝힌다
가족 코미디 ‘하트맨’ 14일 개봉 첫사랑 재회 돌싱 아빠 이야기 21일 개봉 누아르 ‘프로젝트Y’ 한소희·전종서 투톱 연기 주목
한국 영화 개봉작 수가 줄면서 개봉작 한 편, 한 편에 관심이 쏠린다. 배우 한소희와 전종서를 투톱으로 내세운 누아르 ‘프로젝트 Y’와 권상우·문채원 주연의 가족 코미디 ‘하트맨’이 일주일 간격으로 새해 포문을 연다.

영화 ‘프로젝트 Y’ 한 장면.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밤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프로젝트 Y’

해가 져야 하루가 시작되는 유흥가. ‘텐프로’ 룸살롱의 에이스 미선(한소희)과 룸살롱 종업원들의 콜 기사이자 약물 유통책 도경(전종서)은 이 밤의 세계에서 서로를 의지해 살아간다. 화류계를 벗어나기 위해 악착같이 돈을 모아온 미선은 목표 달성을 눈앞에 두고 빌라 사기로 7억원을 날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도경은 불법 토토로 큰돈을 잃고, 두 사람은 순식간에 벼랑 끝으로 몰린다.

이환 감독의 ‘프로젝트 Y’(21일 개봉)가 그려내는 세계에는 공권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경찰도, 변호사도, 제도적 구제 장치도 없다. 미선과 도경은 7억원을 삼킨 뒤 자살해버린 사기범의 초상집을 찾아가 부조함을 뒤엎고 유족과 몸싸움을 벌인 끝에 봉투를 챙겨 나온다. 법과 정의가 작동하지 않는 세계에서 이들이 택하는 생존 방식은 자력구제다.

영화 ‘프로젝트 Y’ 한 장면.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전 재산을 잃은 두 여자는 우연히 엿들은 범죄 정보에 매달린다. 단서를 따라간 곳에서 현찰 다발과 수십억 원대 금괴를 발견하고는 훔쳐 달아나지만, 돈의 주인 토사장(김성철)은 피의 응징을 시작한다. 두 사람의 선택은 연쇄적 폭력으로 이어지고, 결국 누군가는 대가를 치른다.

‘프로젝트 Y’는 한소희와 전종서, 아이코닉한 두 배우의 만남만으로도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은 작품. 한소희는 화려함과 피로가 겹겹이 쌓인 얼굴로, 전종서는 특유의 불안정한 에너지로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문 ‘여성 버디’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주변 인물들도 영화의 어둠을 단단히 떠받친다. 폭력의 질서를 체현하는 토사장과 그의 오른팔 황소(정영주)는 영화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핵심 배역이다. 한번 목표로 삼은 타깃은 끝까지 추적하는 잔혹한 인간 병기를 연기하기 위해 정영주는 삭발까지 감행했다.

영화 ‘하트맨’ 한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첫사랑 재회한 돌싱 아빠, ‘하트맨’

2020년 ‘히트맨’, 지난해 ‘히트맨2’에 이어 올해는 ‘하트맨’(14일 개봉)이다. 배우 권상우와 최원섭 감독이 손을 잡고 새해 첫 달 개봉을 택한 세 번째 코미디 작품이다. 다만 이번 영화는 ‘빵빵’ 터지는 코미디적 웃음보다는 가족 드라마에 무게를 둔다.

영화는 중년 이혼남 승민(권상우)이 아홉 살 딸 소영(김서헌)을 키우며 살아가는 가운데, 20년 전 첫사랑 보나(문채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보나는 아이를 싫어하는 싱글 여성이다. 커리어를 위해 아이 낳기를 원치 않을 뿐 아니라, 어린아이 자체를 견디기 힘들어한다.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아이들이 뛰면 참지 않고 면박을 주는 인물이 바로 보나다. 이에 승민은 딸 소영의 존재를 숨긴 채, 자신이 ‘돌싱’이라는 것만 알린 상태로 보나와 핑크빛 관계를 시작한다.

영화 ‘하트맨’ 한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승민과 보나가 집에서 데이트하는 어느 날, 엄마 집에서 자기로 했던 소영이 갑작스럽게 들이닥친다. 아빠가 자신을 숨기고 첫사랑과 만나는 사실을 안 소영은 아빠를 ‘오빠’라 부르며 능청스러운 거짓말을 시작한다. “우리 아빠가 완전 바람둥이라 여기저기서 애를 낳았아요. 한 아홉에서 열 명쯤? 제가 막내고 오빠가 첫째인데 엄마가 다 달라요!” 어린 딸의 기지와 당황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웃음을 유발한다. 승민과 보나, 보나와 소영의 관계는 점점 깊어지지만, 거짓으로 시작한 관계가 오래 유지될 수는 없다.

원작은 멕시코 영화 ‘노 키즈, 플리즈’(2021)다. 애초 ‘우리들은 자란다’라는 가제로 개봉을 준비했으나, 정식 제목은 ‘하트맨’으로 결정됐다. 두 편 각각 약 250만 관객을 동원한 ‘히트맨’ 시리즈의 후광을 기대한 선택으로 보이나, 뻔한 유머와 틀에 박힌 감동 설정 탓에 결과적으로 안일한 기획이라는 인상을 남긴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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