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가압류 5579억, 이미 ‘깡통 계좌’

글자 크기
대장동 가압류 5579억, 이미 ‘깡통 계좌’
14개 계좌 확인결과 잔고 4억7000만원 성남시 “檢, 범죄수익 환수 전향적 협조를”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들의 범죄수익 환수를 추진 중인 경기 성남시가 최근 가압류한 계좌 잔고들이 사실상 ‘깡통계좌’에 불과하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시는 검찰의 항소 포기 이후 김만배·남욱·정영학·유동규씨에 대해 ‘법원의 추징보전 결정문’을 근거로 지난해 12월 가압류·가처분 14건(5579억원)을 신청했고 최근까지 모두 인용 결정을 받아냈다.

김만배(왼쪽)·유동규씨. 연합뉴스 성남시에 따르면 시는 검찰 자료와 금융기관 진술을 토대로 김만배씨 측 화천대유 계좌에 대해 2700억원의 가압류를 청구했으나 실제 인정 잔액은 7만원에 그쳤다. 1000억원을 청구한 더스프링(옛 천화동인 1호) 계좌 잔액은 5만원, 300억원을 청구한 남욱 변호사 측 엔에스제이홀딩스 계좌 잔액도 4800만원 수준이었다.

시는 이미 범죄수익이 다른 곳으로 빼돌려졌음을 의미한다며 검찰이 자금 증발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시가 확보한 수사기록에는 2022년 7월 기준 대장동 일당의 범죄수익 4449억원 중 4277억원(96.1%)이 현금·수표 인출, 차명 법인 설립, 금융·부동산 투자 등으로 은닉·소비된 사실이 담겼다는 것이다. 당시 계좌 잔액은 172억원(3.9%)이었다.

4년여가 지난 최근 시가 가압류 절차를 통해 확인한 해당 계좌들의 잔고 합계는 더 줄어 4억7000만원(0.1%) 수준으로 파악됐다. 시가 추후 본안소송에서 승소해도 이 계좌들을 통한 범죄수익 환수는 사실상 어렵게 된 셈이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4년 전부터 자금이 빠져나간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검찰은) 시에 껍데기 정보만 제공했다”며 “이는 단순한 비협조를 넘어 대장동 일당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비호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검찰은 추징보전 결정문을 ‘법원을 통해 확보하라’고 안내했는데, 당시 사건기록은 검찰이 대출해 간 상태라 시의 접근 자체가 불가능했다”며 “법무부와 검찰은 지금이라도 전향적 협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성남=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HOT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