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이번엔 ‘위장 취업’이다.
전작 SBS ‘지옥에서 온 판사’에서 악한 기운으로 악인을 무자비하게 처치하며 시청자를 서늘하게 했던 배우 박신혜가 이번에는 ‘20살 막내 사원’이라는 파격적인 옷을 입었다. tvN 새 토일드라마 ‘언더커버 미쓰홍’(이하 ‘미쓰홍’)을 통해서다.
오는 17일 방송되는 ‘미쓰홍’은 1990년대 세기말, 35살 엘리트 증권감독관 홍금보(박신혜 분)가 수상한 자금의 흐름이 포착된 증권사에 20살 말단 사원으로 위장 취업하며 벌어지는 오피스 코미디다. 박신혜는 ‘여의도 마녀’라 불리는 독기 어린 30대 홍금보와, 어리바리한 척 연기해야 하는 20대 홍장미를 오가며 1인 2역에 가까운 활약을 펼친다.
박신혜는 지난 12일 오후 서울 구로구 더링크호텔에서 열린 ‘미쓰홍’ 제작발표회에서 “계속 단짠단짠을 찾게 되는 것 같다. 전작 이후 즐겁게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를 고민하던 중 홍금보에게 끌렸다. 독기 어린 친구가 스무 살 말단으로 위장 잠입한다는 소재가 정말 재밌었다”고 말했다.
워낙 어릴 때 데뷔해 대중에게 성장사가 각인된 배우다. 실제 30대인 그가 20살, 그것도 H.O.T. 스타일의 힙합 바지를 입은 세기말의 20살을 연기한다는 건 그 자체로 도전이자 관전 포인트다. 박신혜는 정공법 대신 ‘뻔뻔함’을 택했다.
박신혜는 “많은 분이 나의 20살 모습을 알고 계시기에 부담이 없진 않았다. 그래서 ‘20살이지만 노안’이라는 설정을 끝까지 밀고 나가며 우기기로 했다”며 “헤어와 의상에 차별점을 뒀다. 홍금보가 정장풍이라면 홍장미는 뽕실한 단발머리에 힙합 바지를 입는다”고 설명했다.
실제 박신혜는 이번 작품에서 모든 것을 내려놨다. ‘지옥에서 온 판사’가 절제된 카리스마였다면, ‘미쓰홍’은 온몸을 던지는 슬랩스틱과 능청스러운 코미디의 향연이다. 하이라이트에서도 다소 텐션이 높은 상태로 이곳저곳을 들쑤시며 다니는 홍장미의 얼굴이 색다른 웃음을 이끌어낸다. 박선호 PD 역시 “첫 의상 피팅 때 너무 만족스러워서 한참을 웃었다”며 박신혜의 변신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박신혜는 “10대부터 일을 시작해 20대엔 앞만 보고 달렸다. 30대가 되고 가정을 이루며 비로소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을 배우게 됐다. 예전엔 표현하기 급급했다면, 지금은 35살 홍금보가 내뱉는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이해되면서 편안하게 연기가 된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이 편해졌네?’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몸도 마음도 아낌없이 썼다”며 연기 변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신혜의 원맨쇼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윤경과 조한결 등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빚어내는 앙상블 또한 ‘미쓰홍’을 지탱하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한민증권 사장 전담 비서이자 기숙사 왕언니 고복희 역을 맡은 하윤경은 특유의 당찬 매력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하윤경은 “평소 좋아하던 박신혜 선배가 한다는 소식에 주저 없이 합류했다”며 박신혜를 향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고복희는 스펙트럼이 넓고 매력적인 친구”라고 덧붙여 두 사람이 보여줄 끈끈한 ‘워맨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여기에 한민증권 위기관리본부 본부장이자 회장의 외손자인 ‘낙하산’ 알벗 오 역의 신예 조한결이 가세해 신선한 에너지를 더한다. 조한결은 “언젠가 꼭 한번 시대물을 해보고 싶었다”며 포부를 밝혔다.
박신혜는 “20대에는 경험하지 못하고서 표현하기 급급했다면, 지금은 제가 35살 홍금보만큼 나이를 먹어서인지 그가 내뱉는 말이나 동료들과 나누는 이야기가 이해되면서 연기가 되더라”라며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이 편해졌네?’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목표를 전했다.
단단한 내공으로 90년대의 향수와 웃음을 동시에 정조준한 박신혜의 새 얼굴이다. 확실한 코미디로 한껏 오른 흥을 이어갈 각오다. 최근 코미디가 유독 강세를 보이고 있어, 전망이 밝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