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쇼핑 멈췄나” 서울 오피스 거래액 95% 증발… 강남만 ‘나홀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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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쇼핑 멈췄나” 서울 오피스 거래액 95% 증발… 강남만 ‘나홀로’ 웃었다
“큰손들 지갑 닫았다” 텅 빈 도심 빌딩… 그나마 믿을 건 역시 '강남'뿐?
서울 명동거리의 한 상점 앞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최근 서울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한때 수조 원대 자금이 몰리던 서울 오피스 시장의 거래 금액이 한 달 만에 급감하며 ‘거래 절벽’ 수준의 냉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광화문과 시청이 위치한 도심권(CBD)의 하락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강남권(GBD)만 유독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며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13일 AI 기반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부동산플래닛’이 발표한 11월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 오피스 빌딩 매매 시장은 겉보기와 속내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였다.

먼저 오피스 빌딩 거래 건수는 11건으로 전월(8건)보다 늘었다. 시장이 활기를 띠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법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전체 거래 금액이 9594억 원에서 2627억 원으로 72.6% 하락했기 때문이다. 수천억 원대 대형 빌딩 거래가 자취를 감추고,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중소형 빌딩 위주로만 손바뀜이 일어났다는 방증이다.

사무실(집합건물) 시장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거래 금액이 전월 대비 94.7% 급락하며 사실상 시장이 멈춰 선 수준이다. 고금리 여파와 경기 불확실성에 큰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시장 전체의 유동성이 쪼그라든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혹한기 속에서도 ‘강남 불패’의 공식은 유효했다. 강남·서초권(GBD)은 서울 전 권역 중 유일하게 사무실 거래량(90.9%↑)과 거래 금액(202.2%↑)이 동시에 상승했다. 빌딩 거래 역시 전월 대비 2배로 늘어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반면, 종로·중구(CBD)는 거래 금액이 76% 넘게 빠지며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다만, 11월 서울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빌딩은 중구 무교동 소재 ‘프리미어플레이스’로, 1670억 원에 주인이 바뀌며 체면 치레했다. 이어 강남구 대치동 양유빌딩(329억원), 논현동 B&M빌딩(198억 원)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매수 주체별로 보면 시장의 성격이 뚜렷하게 나뉩니다. 덩치가 큰 오피스 빌딩은 10건 중 7건 이상(72.7%)을 법인이 사들였습니다. 자금력을 갖춘 법인들이 전략적으로 빌딩 사냥에 나선 것이다.

반면 소규모 단위인 사무실 시장은 개인 투자자들이 주도했다. 전체 거래의 56.8%가 개인 매수였으며, 특히 개인 간의 거래가 활발했다. 고액 자산가나 자영업자들이 임대 수익이나 직접 사용 목적으로 ‘꼬마 사무실’ 쇼핑에 나선 것으로 풀이다.

임대 시장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11월 서울 오피스 빌딩 평균 공실률은 3.60%로 전월 대비 소폭 상승했다. 특히 도심권(CBD) 공실률이 4.00%를 기록하며 공실 부담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공실이 늘어남에도 임차인이 부담해야 할 실질 임대료(NOC)는 계속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 평균 NOC는 전용면적당 20만 2545원으로 전월보다 상승했다.

부동산플래닛 정수민 대표는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 강남권은 견조한 흐름을 보였지만, 임대료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향후 오피스 시장의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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