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탈취한 가상자산 규모가 지난해 약 3조원에 이르며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이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고 미 국무부 당국자가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조나단 프리츠 미 국무부 선임 부차관보는 이날 미국 뉴욕 외신기자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을 "미국의 최우선 과제"로 규정한 뒤 "중대한 국가안보 도전에 직면한 미국 시민과 기업들을 보호하는 일이 포함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날 브리핑은 다국적 제재모니터링팀(MSMT)이 유엔 제재를 위반해 이뤄진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에 관한 보고서를 유엔 회원국에 설명하기에 앞서 열렸다. MSMT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 이행 상황을 감시하고자 한미일 등 11개국이 참여해 구성한 다국적 감시기구다.
앞서 지난해 10월 공개된 MSMT 보고서는 북한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약 16억5000만달러(약 2조4000억원) 규모의 가상자산을 탈취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프리츠 부차관보는 "북한 사이버 행위자들과 정보기술(IT) 근로자들이 악의적인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연간 탈취금이 총 20억달러(약 2조9000억원)를 넘었다고 생각한다"며 북한 IT 인력이 신분을 도용해 취업한 뒤 벌어들인 돈과 가상자산 탈취액이 핵무기·탄도미사일 등의 불법 개발에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이 미국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 정교한 초국가적 범죄 계획에 관여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프리츠 부차관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여러 차례 명확히 밝혔다"며 평화적 해결이 한반도 긴장을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만남과 관련해 북·미 간 진행 중인 소통이 있느냐는 질의에 "현시점에서 추가로 언급할 내용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 의지를 분명히 했고, 공은 북한 측에 있다"고 했다.
주유엔 북한대표부가 이날 MSMT의 존재 및 활동을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성명을 낸 것과 관련해선 "북한이 (MSMT의) 보고서를 읽고 상당히 강한 반응을 보였다는 사실은 좋은 신호"라고 프리츠 부차관보는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MSMT의 보고서에 제시된 내용이 부정확하다고 말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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