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주년’ LG배 트로피 걸렸다… 신민준, 日 최고 기사 상대로 ‘패승승’ 역전 우승 시나리오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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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주년’ LG배 트로피 걸렸다… 신민준, 日 최고 기사 상대로 ‘패승승’ 역전 우승 시나리오 도전장
신민준 9단(왼쪽)과 이치리키 료 9단이 제30회 LG배 결승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놓치고 싶지 않은 메이저 기전 트로피, 일발 역전이 필요하다.

신민준 9단은 14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이치리키 료 9단(일본)과 제30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 3번기 2국을 치른다.

궁지에 몰린 신민준이다. 지난 12일 열린 1국에서 다잡은 판을 놓치며 이치리키에게 기선을 제압당했다. 대역전의 희생양이 됐다. 대국 초반 하변에서 상대 대마를 타개하며 인공지능(AI) 예상 승률 95%를 마크하는 등 크게 앞섰고, 상변 전투에서도 상대를 몰아세웠다. 그러나 172수에 나온 치명적인 실착으로 단숨에 형세를 내주고 말았다. 그 틈을 파고든 이치리키를 끝내 넘지 못하고 259수 만에 돌을 거둔 신민준이었다.

‘패승승’ 시나리오가 필요하다. 전망은 다소 어둡다. 1국 패배와 함께 이치리키와의 상대전적이 2전 2패로 더 밀린다. 2020년 삼성화재배 본선 16강전에서 졌고, 6년을 건너 다시 만나서도 패배를 면치 못했다.

신민준 9단(왼쪽)이 지난 12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이치리키 료 9단과의 제30회 LG배 결승전 1국에서 바둑판을 바라보며 고민에 잠겨 있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최근 기사들 사이에서 미세하게 유리하다고 평가받는 백돌을 먼저 쥐고 1국을 내줬다는 점도 마음에 걸린다. LG배는 세계기전 중 유일하게 돌가리기로 선택권을 준다. 1국 대결 전에 진행된 돌가리기에서 웃은 신민준은 기분 좋게 백돌로 결승을 시작했지만 유리함을 살리지 못했다.

물러설 수 없다. LG배와의 기분 좋은 궁합을 떠올려야 한다. 신민준은 2021년 LG배 결승에서 이미 짜릿한 뒤집기를 맛본 바 있다. 당시 중국 최강 기사 커제 9단을 만나 1국을 내줬으나, 2~3국을 내리 가져오며 생애 첫 메이저 세계대회 트로피로 활짝 웃었다. 그때의 기억을 소환해 다시 한번 역전을 꿈꾼다.

이치리키와의 맞대결이 숙명의 한일전이라는 점도 전의를 자극한다. 올해 개최 30회를 맞은 LG배에서 결승 한일전이 성사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유창혁 9단과 왕리청 9단이 펼친 1998년 2회 대회 결승 이후 28년 만이다. 다만, 왕리청은 일본기원에 소속된 대만 국적 기사였다. 순수 일본 국적 기사가 한국 기사와 싸우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민준이 절대 밀리고 싶지 않은 또 하나의 이유다.

이치리키 료 9단이 지난 12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신민준 9단과의 제30회 LG배 결승전 1국에서 승리한 후, 대국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물론 이치리키는 쉬운 상대가 아니다. 2022년 자국 최고 타이틀인 기성전에서 이야마 유타 9단을 꺾고 패권 교체를 알린 일본 1인지다. 세계무대에서도 빛난다. 바둑계 올림픽으로 불리는 제10회 응씨배(2024년 개최)에서 커제를 2승1패로 꺾어 19년 만에 세계대회 정상에 오른 일본 기사가 됐다. 기세를 이어 올라온 이번 결승 무대에서 최초의 일본인 LG배 우승과 생애 두 번째 메이저 기전 트로피라는 두 마리 토끼를 겨냥한다.

이치리키는 1국 승리 후 “초반부터 좋지 않았고, 중반 상변에서는 많이 힘들었던 형세였는데, 패를 통해 중앙 석 점을 잡고 나서는 역전했다고 생각했다”며 “1국은 승리했지만 내용 면에서는 좋지 않았다. 2국에서는 더 좋은 내용을 둘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우승을 향한 각오를 다졌다.

한편, 30돌을 맞은 LG배는 우승자에게 3억원의 우승상금을 수여한다.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시간제는 각자 3시간, 40초 초읽기 5회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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