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인천공항=박연준 기자] “선배님들의 배려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성장으로 보답하겠다. ”
우승팀의 품격은 선참들의 지갑에서부터 시작됐다. LG의 ‘화수분 야구’ 이면에는 후배들의 성장을 위해 기꺼이 사비를 털어 기회를 제공하는 선참들의 헌신이 있었다. 오지환(36)과 임찬규(34)가 앞장섰다. 이들의 배려 속에 조기 캠프에 합류한 영건들은 LG의 미래를 책임질 주역으로 거듭날 준비를 마쳤다.
LG의 주축 선수들은 매년 선발대 형식으로 캠프지에 먼저 도착해 몸을 만든다. 올해는 오지환과 임찬규가 후배들의 비용을 전액 부담하며 동행을 결정했다. 선배가 후배의 성장을 직접 책임지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겼다.
오지환은 이들을 ‘2군 선수’가 아닌 ‘구단의 미래’로 정의했다. 그는 “이 선수들이 결국 팀의 주축이 될 자원들이다. 목표 의식을 가지고 있는 후배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선배의 역할”이라며 “팀 훈련이 시작되면 대화할 시간이 부족하다. 지금이 후배들과 소통하며 방향을 잡아줄 최적의 시기”라고 전했다.
임찬규 역시 흔쾌히 지갑을 열었다. 그는 “비용이 얼마 들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웃어 보였다. 이어 “후배들이 이런 문화를 잘 물려받았으면 좋겠다. 내가 선배들에게 받은 만큼, 나중에 후배들도 자신이 쓸 돈을 더 어린 선수들을 위해 쓰는 선순환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선배들의 ‘픽’을 받은 영건은 추세현, 김영우, 이주헌, 이정용 등 총 4명이다. 투타에서 고루 선발된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선배들을 향한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
특히 투수에서 야수로 전향한 추세현의 각오는 더욱 남다르다. 그는 “오지환 선배에게 정말 감사하다. 선배님 같은 내야수로 성장해 그 뒤를 잇는 유격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1라운드 유망주 김영우 역시 “임찬규 선배께서 먼저 손을 내밀어 주셔서 영광이다. 선배님의 배려가 헛되지 않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안방의 희망 이주헌과 ‘우승 요정’ 이정용도 감사를 전했다. 이주헌은 “정말 가고 싶었던 조기 캠프였는데 선배님께서 먼저 제안해주셔서 망설임 없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정용은 “군 복무 시절부터 찬규 형이 챙겨주겠다고 하셨다. 덕분에 새 시즌 준비를 더 빨리 시작할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LG가 매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는 탄탄한 뎁스에만 있지 않다. 차명석 단장과 염경엽 감독이 구축한 육성 시스템 위에 선배들이 몸소 실천하는 ‘내리사랑’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선배가 끌어주고 후배가 밀어주는 LG 특유의 팀 문화가 화수분 야구의 진정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