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동안 8000억원 순매수…외국인이 한화오션 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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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 동안 8000억원 순매수…외국인이 한화오션 택한 이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한화필리조선소 모습 사진한화오션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한화필리조선소 모습. [사진=한화오션]
외국인 투자자의 시선이 다시 조선·방산으로 향하고 있다. 반도체 업종에 쏠렸던 외국인 자금이 최근 들어 한화오션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미·중 패권 경쟁 심화 속에서 조선업의 전략적 가치가 재부각되는 데다 한화오션이 수혜 기업으로 거론되면서 외국인 매수세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근 나흘 동안(8~13일) 한화오션을 792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2일 하루를 제외하고 7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며, 이달 누적 순매수 규모는 8280억원에 달했다. 단기간에 대규모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한화오션은 이달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으로 올라섰다.

외국인 투자의 노선 변화는 뚜렷했다. 한화오션에 이어 셀트리온(4470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3940억원)가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린 반면, 지난달 외국인 순매수 1·2위였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각각 3210억원, 3조5130억원 순매도로 전환됐다. 반도체 중심이었던 투자 방향이 조선·방산 업종으로 돌아오면서 시장 주도주가 전환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주가 역시 외국인 수급을 반영해 강세를 기록했다. 한화오션 주가는 연초 이후 11만3600원에서 14만9900원까지 오르며 31.95% 상승했다. 지난달 10월 31일 장중 기록했던 52주 최고가 15만1600원을 코앞까지 추격한 것이다.  

이같은 조선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에는 조선업을 둘러싼 업황 변화가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경기 정상화와 함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특수선, 해군 함정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간 해양 패권 경쟁이 장기화되면서 늘어난 방산 수요가 조선업 전반의 중장기 성장 기대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상선과 특수선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갖춘 데다 방산 부문 경쟁력도 함께 보유하고 있어 이러한 흐름의 중심에 서 있다는 평가다. 미국과의 협력 가능성도 주목 받는다. 한화가 2024년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필리) 조선소는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표한 '황금함대'의 협력 파트너로 언급됐으며, 한화는 미국 내 조선소를 추가로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에는 캐나다 잠수함 도입 사업(CPSP) 참여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를 자극하고 있다. 3000t급 디젤 잠수함을 최대 12척 도입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총 사업비가 최대 60조원(약 420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캐나다는 오는 3월 2일까지 최종 제안서를 제출한 컨소시엄 중 상반기 내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프로젝트의 수주를 위해 2024년 말부터 협력하고 있으며 이달 말 정부와 함께 캐나다를 방문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도 한화오션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배성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조선 업종의 리레이팅 요소는 미·중 패권 경쟁 심화"라며 "올해 마스가(MASGA) 관련 법안 등 세부 사항이 점차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화그룹의 필리와 오스탈 활용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내 조선소 지분 보유 및 시설 투자 전략이 미국 해군 사업 참여 시 한국 조선소와의 사업 연계로 이어지기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아주경제=류소현 기자 sohy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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