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재판을 8시간 ‘침대변론’으로 지연시켜 비판받은 A 변호사는 이미 1년 전부터 통상의 ‘법정 문법’에 어긋나는 언사를 일삼아 왔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단의 일원이자 서부자유변호사협회(협회) 지휘부인 그는 지난해 서부지법 난동 사태 재판에서 협회의 다른 변호인들을 이끌고 10개월간 판사와 충돌했다. 협회 소속 다른 변호인은 “화장실이 급해서 법원 담을 넘었다”는 변론까지 펼쳤다. 첫 공판에서부터 A 변호사는 재판부와 마찰을 빚었다.
지난해 3월10일 서부지법에서 열린 서부지법 사태 첫 공판에는 피고인 63명 중 14명이 출석했다. 피고인이 많아 변호인들이 방청석에 앉아야 했다. 일반 방청객은 아예 다른 법정에서 영상중계로 재판을 지켜봤다. A 변호사는 판사에게 언성을 높이며 “왜 변호인들을 뒤로 쫓아냅니까”라고 항의했다. 재판장은 “피고인이 우선이니 협조 부탁한다”며 진정시켰다.
5월12일 공판에서 A 변호사가 증거를 낭독하는 검사에게 “신난 거 아니냐”고 말하자 재판장은 “절제된 표현을 하는 게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5월19일에는 증인 신문 중 같은 질문을 반복하자 재판장이 제지했고, 그는 “질문은 제 권리니까 끼어들지 마시죠”라고 맞받았다. 항소심에서는 서부지법 사태를 계엄군과 대치한 시민들에 비교했다.
지난해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김성수)에서 A 변호사는 계엄 당시 국회 진입 사태를 들어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계엄 선포 때 국회로 몰려간 시민들의 저항은 훨씬 폭력적이고 조직적이었다. 그건 시민 저항이라고 포장되고 있다”며 “그다음 달 1월19일 새벽 사건은 법치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규정돼 1년 가까이 구금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2025년 1월 19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서울 서부지법에 지지자들이 진입해 난동을 부리고 있다. 뉴스1 협회 소속 다른 변호사의 변론도 논란이 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법정에서 건조물침입 혐의로 기소된 김모(27)씨 변호를 맡은 B 변호사는 “화장실이 급해서 법원 경내에 들어간 것”이라며 긴급피난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B 변호사는 협회 설립 초창기 소속 변호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판사가 “공덕역, 애오개역도 있는데 왜 법원 담을 넘었나”라고 묻자, 변호인은 “주변 상가 화장실은 시위 때문에 잠겨 있었고, 시위 인파 때문에 역으로 가기 어려웠다”고 답했다. 이에 판사는 “긴급피난 판례나 해외 사례, 법학 교과서 등을 참고해서 다음 변론 때 제출하라”며 “변호인의 주장 사실관계만으로는 안 좋은 양형 사유로 갈 듯하다”고 말했다. 영장전담부장판사 출신 이언학 변호사는 “판사들이 보는 것은 상식”이라며 “법을 집행한다는 것은 경험칙에 입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관의 자유심증주의는 경험칙과 논리칙에 기반하며, 이를 벗어난 판단은 상급심에서 깨진다는 설명이다. 이 변호사는 그러면서 “이에 벗어나는 변론은 결국 피고인에게 도움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예림·소진영·윤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