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산하기관 업무보고 과정에서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 수출 공사비 분쟁을 언급하며 갈등 해소를 주문했다. 김 장관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양 기관의 협력 복원을 요구했고, 산업부는 원전 수출 체계 개편도 검토한다고 밝혔다.
오승철 산업부 기획조정실장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전했다.
산업부는 "해외 원전 수출이 공기업 간 재무 부담과 책임 조정 문제에서 지연된 사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UAE 바라카 사업 이후 공사비 정산, 리스크 분담, 후속 EPC 패키징 과정에서 역할과 책임이 명확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반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구조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수출 주체 역할을 맡지만, 대규모 자금 조달과 보증 부담은 한국전력이 함께 져야 하는 방식으로 설계돼 있어 공기업 간 재무 리스크 인식 차이가 발생한다는 점도 갈등 배경으로 지목됐다. 산업부는 특정 모델을 전제로 하지 않고 공기업 역할 조정, EPC 분담 구조, 보증·보험 체계, 정부 지원 스킴 등 다양한 방식이 검토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부는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4차례에 걸쳐 25개 공공·유관기관 업무보고를 받았다. 보고는 장·차관과 실·국장, 과장, 기관장 및 실무진까지 한 자리에 모여 진행됐으며 대면 질의응답과 토론 형식으로 운영됐다. 오 실장은 "과제 발표 중심이 아니라 현안 중심으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각 기관에 전문성, 국민 설명 책임, 안전, 지역 상생, 윤리·기강 등 다섯 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자원·공기업 분야에서 김 장관은 한국석유공사에 5월 예정된 '조직혁신 방안'을 기다리지 말고 자체 개혁안을 우선 제시하라고 지시했다. 대왕고래 시추와 관련해 자원 개발 실패 자체보다 추진 과정에서의 소통·투명성 부족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해외 개발 자원을 국내로 도입하는 수급형 자원안보 관점도 주문했다.
대한석탄공사에는 사실상 조기 정리를 요구했다. 김 장관은 공사의 산업화 기여를 인정하면서도 "더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2월까지 후속 로드맵을 마련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광해광업공단에는 재무건전성과 내부 신뢰 회복을 전제로 자원안보 전담 역할을 수행할 것을 요구했다. 강원랜드에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도박 중독 예방이라는 상충 과제를 병행할 것을 주문했다.
사업 현안 외 눈에 띄는 대목도 있었다. 산업부가 자체 '생산성 진단'을 외부에 의뢰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보고·회의·결재·행사 등 업무 프로세스를 민간 방식으로 계량 평가하겠다는 계획으로 중앙부처가 스스로 생산성을 측정하는 사례는 드물다. 산업부는 내부에서 '가짜 일 신고창구'를 운영 중이며 석유관리원은 관련 TF까지 구성한 상태로, 향후 산하기관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역할 재정립도 요구됐다. 산업단지공단에는 5극 3특·제조업 AI 전환(M.AX)·청년 전략의 실행 축을 맡겼고, 산업기술진흥원과 산업기술평가원에는 산업부 예산 집행의 연계성을 강화하도록 했다. KOTRA와 무역보험공사에는 중소·중견기업 수출과 금융을 패키지로 연계하는 방안을 요구했다. 무역안보관리원에는 전략물자 관리와 기업 지원을 병행 수행할 체계 검토가 지시됐다.
산업부는 반기별 기관장 간담회를 열어 이행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 2026년 사주·운세·토정비결·궁합 확인!
▶ 아는 만큼 돌려받는 '연말정산' OX 테스트 ▶ 하루 3분, 퀴즈 풀고 시사 만렙 달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