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주경제DB]중견기업 상당수가 중소기업 졸업 이후 세금과 금융 지원 축소로 경영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에 따라 규제를 달리 적용하는 차등 규제가 성장 사다리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중견기업 1154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견기업 대상 차등규제 영향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29%는 '우리 경제의 기업 성장사다리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는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응답(13.5%)의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응답 기업의 35%는 중소기업을 졸업한 이후 강화된 규제를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가장 큰 부담 요인은 세제 혜택 축소가 35.5%로 가장 많았고, 금융 지원 축소(23.2%), 공시·내부거래 등 규제 부담(14.5%)이 뒤를 이었다. 고용 지원 축소와 ESG·탄소중립 대응 부담은 각각 9.4%였다.
국내 중견기업이 기업 차등 규제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사진=한경협]기업 규모별 차등 규제가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도 43%에 달했다. 경영활동에 미친 부정적 영향은 고용 감축 또는 채용 유보가 39%로 가장 많았고, 신규 투자 축소(28.8%), 해외 이전·법인 설립 검토(16.9%), 연구개발(R&D) 축소(11%) 순으로 나타났다. 차등 규제로 인해 부담으로 기업들이 고용과 투자를 머뭇거리고 있는 것이다. 중견기업들은 지속 성장을 위해 정부가 가장 역점을 둬야 할 정책 과제는 법인세·상속세·R&D 세액공제 등 세제 합리화(41.1%)를 꼽았다. 정책금융 지원 확대(25.8%), 전문 인력 확보 및 양성 지원(13.2%)은 뒤를 이었다.
차등규제가 합리적으로 개선될 경우 중견기업의 경영 판단도 달라질 것으로 조사됐다. 규제 개선 시 가장 먼저 추진할 경영 활동에 신규 채용 확대(41%), 투자 확대(28.0%), 과감한 M&A 및 신사업 진출(12.5%), 외시장 공략 및 가속화(9.5%), 배당 확대 등 주주가치 제고(9.0%) 등을 답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현행 규모별 차등 규제가 기업의 스케일업을 가로막고 있다"며 "성장 단계에 맞춰 유인 구조가 합리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 전반에 대한 점검과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아주경제=오주석 기자 farbrother@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