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안보 성과에 방점 찍은 일본…李대통령 방일에 "결속 과시"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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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안보 성과에 방점 찍은 일본…李대통령 방일에 "결속 과시" 평가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3일 나라현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이후 공동 기자회견장에 도착했다사진AP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3일 나라현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공동 기자회견장에 도착했다. [사진=AP·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3일 나라현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일본 언론은 이번 회담과 대통령 방일을 대체로 경제안보 협력 강화라는 관점에서 평가했다. 역사·영토 문제보다는 공급망과 안보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실용적 협력에 방점이 찍혔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일본 주요 신문들은 14일 정상회담 결과를 전하며 일제히 경제안보 분야 합의를 제목으로 내세웠다. 요미우리신문은 ‘일·한, 경제안보 논의 합의’, 아사히신문은 ‘일·한, 경제안보 논의에 일치’, 마이니치신문은 ‘경제안보 강화에 일치’라고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 후 공동 언론 발표에서 경제안보 분야에서 전략적으로 상호 이익을 확보할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이 대통령과 공급망 협력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산케이신문은 양국의 경제안보 협력이 중국의 이중용도 물자 수출 통제를 염두에 둔 대응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중국은 최근 일본을 상대로 희토류를 포함한 이중용도 물자 수출 통제 조치를 꺼내 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해 국회에서 ‘대만 유사시 개입’을 시사한 발언 이후 중국이 일본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강화해 온 가운데, 한·일이 결속하는 모습을 연출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일본 현지 언론들은 다카이치 총리가 자신의 고향인 나라현으로 이 대통령을 초청해 환대한 것도 중·일 관계 악화 속에서 한·일 결속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이 대통령이 방일 직전 중국을 방문했음에도 일본과의 관계도 중시하는 태도를 보인 데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양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한·일 관계와 한·미·일 협력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중국·러시아·북한의 협력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일 양국이 처한 안보 환경이 엄중해지고 있다며, 일본이 한국과 보조를 맞춰 대응하려는 태세를 분명히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고립주의 성향, 이른바 ‘돈로주의’를 염두에 두고 한·미·일 협력 틀을 유지하려는 의도도 이번 회담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아사히 역시 한·일이 밀착한 배경에는 돈로주의가 있다며 “두 정상은 일·미·한 협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일·한 관계 강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해설했다.

한편 한·일 양국에는 역사 문제 등 현안도 여전히 존재한다. 일본 측은 이 대통령 회담에서 “부정적인 일은 잘 관리해 최소한으로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것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내달 ‘다케시마의 날’ 대응이 향후 한·일 관계의 변수로 지적되는 가운데 일본 정부 내에서도 갈등을 관리하려는 기류가 읽힌다. 다카이치 총리는 앞서 과거 해당 행사에 장관급 인사 파견을 주장한 바 있다. 아사히는 일본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다케시마의 날에 장관급을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주경제=최지희 도쿄(일본) 통신원 imzheeimzhe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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