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형 “연기 비법? 나만의 생각을 넣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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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형 “연기 비법? 나만의 생각을 넣어라”
‘연극캠프’ 마스터 클래스서 강연 스타 배우 위주 공연에는 쓴소리 “아무리 작은 역할도 재미 키워야”
1958년 연극 ‘꽃잎을 먹고 사는 기관차’로 무대에 데뷔한 후 1963년 KBS 3기 공채 탤런트로 안방극장 연기를 시작한 대배우 박근형(86). 고등학생 시절 연극을 하던 것까지 포함하면 70여년을 연기에 투신한 대배우가 후배들에게 “너의 생각을 넣어라”라고 조언했다.

박근형은 13일 경기 고양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인력개발원에서 열린 ‘2026 연극캠프’ 마스터 클래스에서 직접 연단에 올라 자신의 연기 비법을 후배들과 공유했다. 이 캠프와 강연은 원로배우 신구와 박근형이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의 일부 공연 수익을 기부해 만들어졌다. 캠프 참여에는 약 1000명이 지원해 서류 심사와 대면 오디션을 거친 끝에 30명의 청년이 선발됐다. 박근형은 이들에게 자신의 일화를 통해 배우는 모방에서 시작하지만 궁극적으로 예술을 창조하는 직업이라고 강조했다.
대배우 박근형이 13일 경기 고양시 예술인력개발원에서 열린 연극내일 프로젝트 ‘2026 연극캠프’ 마스터 클래스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모든 배우가 모방에서 시작하는 건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왜 배우를 직업적으로 하기 위해 나선 우리가 창조적 배우를 추구해야 하느냐. 예술가이기 때문에 그렇죠. 우리는 정신 예술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창조하지 않으면 안 되죠.” 그는 주어진 극본 안에서 ‘만약 내가 이 사람이라면’ 어떻게 할지 생각하라면서 많은 메모와 관찰, 상상,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근형은 “분석하는 데 숙달하면 연기가 조금 쉬워진다. 여기까지가 서양에서 말하는 메소드 연기”라며 “저는 그것보다 더 나아가서 ‘너의 생각을 넣어라’라고 하고 싶다. 모든 연기와 역할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조화라는 덕목도 강조했다. 다른 배우들, 스태프와 교류해야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훌륭한 연극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그런 이유로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애드리브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근형은 앙상블이 아닌 스타 배우 위주의 연극에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티켓 파워라는 말이 생겼는데, 스타를 위해서 나머지가 다 조용한 연극은 재미가 없다”며 “아무리 작은 역할이라도 극대화해서 재미를 키워야 한다. 단 두 사람이 모여도 반드시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도 한 편의 연극을 하기 위해 대본을 100번 이상 읽는다는 박근형은 겸손과 끊임없는 정진을 권했다. 그는 “고생길에 들어선 것을 환영한다. 어떤 때는 죽고 싶을 때도 있다”면서도 “연극에서 성공한 날은 감정을 주체 못 한다. 정신적인 희열은 나만의 것”이라고 후배들을 격려했다.

“K컬처는 노래나 뮤지컬이 아니라 연극에서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연극은 모든 예술의 총합이에요. 자부심을 갖고 항상 용기를 잃지 말고 과감하게 내 생각을 얘기하세요.”

박성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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