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내집 연계형 공공한옥. [사진=하주언 기자] "한옥 주택이 떴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요동쳤어요. 남편과 함께 왔는데 크기가 넉넉하지 않아도 마당이 있는 한옥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어요. 이번에 신청해보고 안 되면 다음번에 또 신청할 겁니다. " (30대 방문객 A씨)
지난 14일 북촌한옥마을에서 3분 정도 걷자 '미리내집 연계형 공공한옥'으로 향하는 골목이 나왔다. 한옥마을의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이곳에서 서울시의 공공한옥 7채가 하얀 눈 이불을 덮은 채 주인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사전 주택 공개 마지막 날임에도, 방문객들은 디딤돌 위로 신발을 벗고 들어가 내부를 꼼꼼히 살폈다.
미리내집 연계형 공공한옥은 서울시가 모집하는 한옥 형태의 공공임대주택이다. 외관은 전통 한옥의 처마와 담장의 선을 고스란히 살렸지만 내부는 인덕션, 에어컨 등 최신 가전을 들여 현대적 편의성을 갖췄다. 시는 무주택 신혼부부와 한부모가정 등에게 시중 시세의 60~70% 수준으로 총 7채를 공급할 계획이다. 6채는 종로구, 1채는 성북구에 위치해있다. 이번 공급은 지난 8일의 공개 기간 동안 평일 평균 60팀, 주말 최대 180팀이 다녀갈 정도로 관심이 쏠렸다.
종로구 가회동(가회동 35-2)에 위치한 1호의 시그니처는 넓은 앞마당이다. 연면적 54.02㎡로 실평수 16평에 불과하지만, 앞마당 너머 풍경과 한옥 특유의 위로 솟은 천장 덕에 탁 트인 개방감을 갖췄다. 북촌한옥마을, 정독도서관 등 북촌의 대표 주거지에 위치한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방2개, 화장실, 세탁실, 주방, 다락방이 구성됐고 보안용 인터폰도 설치했다. 안내자는 "국제결혼을 한 신혼부부가 방문해 한옥의 아름다움에 반했다며 꼭 입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다만 협소한 주차공간과 난방비는 단점으로 꼽힌다. 시 관계자는 "리모델링 과정에서 단열 성능을 최우선으로 보강했으나, 한겨울 기준 가스비가 월 20~30만 원 정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가장 작은 한옥은 2호(계동 2-39)로, 연면적 29.63㎡ 수준이다.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신혼 부부를 타겟팅했다. 누마루를 배치해 한옥 특유의 고즈넉한 정취를 극대화했지만, 수납공간이 넉넉하지 않다는 점은 여전히 숙제로 꼽힌다. 한 방문객은 "풍경이 아름다워 좋은데 짐을 둘 공간이 마땅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가장 큰 한옥은 4호(원서동 24외1)로 연면적 192.25㎡에 달한다. 방 4개와 화장실 3개, 가족실로 쓸 수 있는 지하 공간도 마련됐다. 창덕궁 담장 바로 옆에 자리한 5호(원서동 38)는 마당에서 사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후원의 나무를 조망할 수 있다.
시는 오는 15일과 16일 이틀 간 입주 신청을 받는다. 서울한옥포털, SH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 누리집을 통해 확인 및 신청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가구별로 리모델링 시점이 달라 내부 구성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입주 전 최종 정비를 통해 불편함이 없도록 보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주경제=하주언 기자 zoo@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