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100만원, 서울에선 중간입니다…불안 감도는 임대차 시장[부동산At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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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100만원, 서울에선 중간입니다…불안 감도는 임대차 시장[부동산AtoZ]

지난달 서울에 있는 주택의 중위 월세가격이 100만원을 넘어섰다. 고가 월세의 심리적 기준선이었던 '100만원'이 선호도가 높은 특정 지역이나 신축 아파트에만 국한한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지난 한 해 치솟은 매매가격을 좇아 월세도 오르는 모양새다. 부동산 대책으로 집 사기 힘들어진 환경에서 임차 수요가 늘어난 것이나, 전세사기를 피하려는 수요, 저금리에 월세를 챙기려는 집주인의 요구 등도 영향을 미쳤다. 전세보다는 상대적으로 주거비 부담이 큰 월세가 뛰면서 임차 가구의 주거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한국부동산원이 15일 발표한 지난해 12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자료를 보면, 서울의 월세 중위가격은 100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그보다 앞서 한 달 전인 11월 중위가격은 99만5000원이었다. 지방 주택의 월세 중위가격은 서울의 절반 수준인 50만6000원 수준이다.


중위값은 조사대상을 일렬로 세웠을 때 가운데 있는 값으로 서울 주택의 월세 중위가격이 100만원을 넘긴 건 부동산원 집계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평균 월세가 100만원을 넘긴 건 이미 4년 전(2021년 7월 105만2000원)이다.


평균값의 경우 초고가 혹은 초저가 표본이 소수만 있어도 실상을 왜곡해 보여줄 여지가 있다. 반면 중위값은 극단적인 표본의 영향을 낮춰 일반적인 구성원의 수준을 보여줄 때 적합하다. 서울에 사는 평범한 가정이 월세로 살고 있다면 매달 100만원씩 주거비로 고정지출하는 게 일반적인 모습이라는 뜻이다.


그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던 서울 월세는 지난해 하반기 들어 오름폭이 한층 가팔라졌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월세 통합 가격지수를 보면 지난 한 해 동안 3.27% 올랐는데, 10~12월 사이에만 1.57%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서울 아파트 100만원 이상 월세 거래는 3860건으로 10년 전 같은 기간(2015년 12월 1304건)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전체 월세 계약 가운데 100만원 이상 거래도 26% 수준에서 39%로 증가했다.


월세가 오른 배경은 복합적이다. 우선 한동안 주춤했던 '전세의 월세화' 흐름이 영향을 끼쳤다.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매물을 중심으로 불거졌던 '깡통전세'나 전세사기 여파로 전세 기피 현상이 여전하다. 세입자로서는 비용 부담이 높지만 안전한 월세를 선호하게 된 것이다.


전셋값이 치솟은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 선호지역 신축 아파트의 경우 전세 보증금이 지방 아파트 여러 채 값을 웃돈다. 이 경우 전세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대출 이자 상환이나 집주인에게 월세를 주는 것이나 큰 차이가 없다고 여기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정부가 가계대출 관리 차원에서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대출을 옥죄면서 대규모 자금을 융통하기 어려워진 영향도 있다.


여기에 주식·코인 등 자산시장이 활성화하면서 매매나 전세를 통해 목돈을 집에 묶어두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운용하려는 움직임이 부쩍 늘었다. 저금리 기조가 자리 잡으면서 매달 임대료를 받으려는 집주인들도 많아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은 "전월세 가격은 매매가격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데, 지난해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치솟은 터라 일정 시차를 두고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으로 인해 월세 전환속도가 빨라졌고 가격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고가 월세는 서울에서도 집값이 비싼 강남3구나 용산구, 한강 인접 지역 등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 아닌 곳에서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지은 지 40년이 다 돼가는 노원구 상계주공7단지 전용 59㎡형은 지난 13일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100만원 거래가 신고됐다. 상계동·중계동 일대 주공아파트 등 구축 단지는 인근 학원가를 겨냥한 단기 거주 수요가 많아 상대적으로 고가 월세가 많은 편으로 알려졌다. 도봉구 방학동 신동아아파트 전용 70㎡형도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11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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