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와, 네 공 끝장난다. ”
KT 이강철(60) 감독이 마무리캠프에서 한 신인 투수의 불펜 투수를 지켜본 뒤 던진 짧고 강렬한 한마디다. 사령탑뿐 아니라 코치진 전원이 입을 모아 올해 KT 마운드의 ‘키 플레이어’로 꼽은 주인공은 바로 왼손 새 얼굴 고준혁(21)이다.
파격적인 극찬이다. 고준혁은 상위 라운더 선수는 아니다. 2026년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 전체 46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동원과학기술대 출신인 그는 시속 150㎞를 웃도는 빠른 공을 던지는 왼손 강속구 투수다. 지난 마무리 캠프에 합류하자마자 압도적인 구위로 코치진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강철 감독은 “올해 들어온 왼손 투수 중 단연 물건 중의 물건”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 감독의 평가는 수화기 너머 미소가 느껴질 만큼 확신에 차 있었다. 이 감독은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구위도 구위지만 공 자체가 무섭더라. 아무래도 신인 선수이다 보니 제구가 관건이겠지만, 호주 스프링캠프를 거쳐 다듬는다면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커브 각이 놀라운 수준이다. 포수가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할 정도로 위력적이다. 올시즌 활용 가치가 매우 큰 선수”라고 설명했다.
고준혁의 등장은 KT 마운드에 천군만마다. 오른손 투수가 즐비한 KT 입장에서는 갈증을 풀어줄 귀중한 왼손 자원이기 때문. 여기에 1라운드 지명자 박지훈의 가세도 든든하다. 이 감독은 “박지훈 역시 즉시전력감이다. 마무리캠프에서 보여준 자신감 넘치는 투구가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KT는 올시즌 한층 두꺼워진 마운드를 구축하게 됐다. 외국인 투수 2명에 고영표, 소형준이 버티는 선발진, 그리고 원상현, 손동현, 이상동, 박영현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건재하다. 여기에 고준혁과 박지훈이라는 젊은 피가 수혈되면서 투수진 운용에 한층 여유가 생겼다.
투수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이강철 감독은 부임 이후 매년 새로운 투수를 키워내며 리그 상위권의 마운드 지표를 유지해왔다. 올시즌 그 낙점을 받은 선수가 바로 고준혁과 박지훈이다. 이 감독은 “너무 띄워주면 자칫 독이 될 수 있다. 이 나이대 선수들에게는 절실함이 가장 중요하다”고 웃으면서도 “열심히 준비해서 우리 마운드에 큰 힘이 되어주길 바란다. 이들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