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신시아 루미스 미국 상원의원은 이른바 ‘클래리티법’ 표결 연기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가 법안에 반대를 표명한 것은 “(법안을) 1000번 찔려 죽게 한 1000번째 상처”라고 말했다.
미 상원 은행위원회는 전날 예정됐던 클래리티법 수정 심사 절차를 연기했다. 같은 날 암스트롱 CEO가 X(옛 트위터)에 “초안을 지지할 수 없다”고 공개 선언한 것을 도화선으로 업계에서 불만이 터져나온 탓이다.
15일(현지시간)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가 미국 워싱턴에서 CNBC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연합 ◆코인베이스는 왜 반기 들었나 미국 상원이 야심 차게 준비하던 클래리티법의 정확한 명칭은 ‘디지털 자산시장 명확성 법안’이다.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을 위해 이를 ‘증권형 토큰’과 ‘디지털 상품’으로 분류, 이들의 법적 지위에 ‘명확성(clarity·클래리티)’을 주겠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친(親)크립토를 표방하는 공화당의 팀 스콧 상원 은행위원장이 법안을 주도한 만큼 가상자산 스타트업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까다로운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지 않아도 합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길을 열어주는 등 가상자산 기업들을 위한 ‘당근책’도 담겼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 관련 조항이 발목을 잡았다. 이번 초안은 가상화폐 서비스 제공자가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어떠한 형태의 이자나 보상도 지급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수익원이다.
암스트롱 CEO는 X에서 “전통 은행권이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한 스테이블코인을 시장에서 퇴출하기 위해 이런 조항을 넣었다”고 비판했다. 반면 은행권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이자 지급을 허용하면 거래소들이 사실상 은행의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건전성 규제는 피해갈 수 있게 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클 주가 10% 폭락…스트래티지·코인베이스↓
업계가 한목소리로 법안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반면 리플의 브래드 갈링하우스 CEO는 “명확성이 혼란보다 낫다”며 법안 추진을 옹호했다.
루미스 상원의원은 CNBC에 표결 재개는 오는 2월 또는 3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클래리티법 표결 연기 소식이 전해지자 전날 뉴욕증시에서 서클은 9.67% 폭락한 76.60달러를 기록했다. 암호화폐 관련주인 스트래티지는 4.70%, 코인베이스는 6.48% 급락했다.
국내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비트플래닛과 비트맥스는 각각 6.37%, 7.77% 급락했다. 두 회사는 기업 자산으로 비트코인을 비축하는 디지털애셋트레저리(DAT) 사업자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