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아주경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 입찰 마감이 코앞으로 다가오며 면세업계의 물밑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 주요 면세점 4사가 입찰에 뛰어들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글로벌 1위 아볼타(옛 듀프리)까지 참전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과거 과도한 임대료 경쟁에 대한 경계심과 제1터미널 재단장(리뉴얼) 공사로 인한 동선·트래픽 불확실성이 변수로 떠오르며 업체들의 셈법이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오는 20일까지 제1·2터미널 내 DF1(향수·화장품)과 DF2(주류·담배·향수·화장품) 권역 면세 사업권에 대한 입찰 참가 신청을 받는다. 계약 기간은 영업 개시일부터 2033년 6월 30일까지 약 7년이며 최대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이번 재입찰은 기존 사업자였던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높은 임대료 부담을 이유로 사업권을 반납하면서 추진됐다.
입찰에는 국내 면세업계 주요 4사가 모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18일 인천공항공사가 진행한 DF1·DF2 면세 사업권 입찰 설명회에는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현대면세점 등 국내 주요 4개 사업자가 참석했다. 해외 사업자 중에서는 아볼타가 설명회에 모습을 비춰 이목을 끌었다. 아볼타가 국내공항 면세 사업권 입찰에 참여하는 것은 12년 만이다. 최근 중국 상하이푸둥국제공항 면세 사업권을 따내는 등 아시아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어 실제 참전 가능성도 거론된다.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재무 건전성, 사업 계획의 현실성, 보세구역 운영 역량 등 정성 평가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 이번 입찰은 사업제안평가(60점)와 가격평가(40점)를 합산해 최종 사업자를 선정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업황 부진 여파로 이번 입찰에서 과거와 같은 과열 경쟁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기준 국내 면세점 매출은 11조4145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작년 국내 면세점 매출 실적은 정점을 찍었던 2019년 24조8586억원과 비교하면 사실상 반 토막 수준이 전망된다. 작년 1~12월 23일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1850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음에도 면세점 실적이 부진한 것은 소비 패턴 변화 영향이 크다. 외국인들이 면세점 대신 올리브영, 다이소, 편의점 등 시내 유통 채널을 이용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이번 입찰의 대형 변수 중 하나는 제1터미널 리뉴얼 공사다. 인천공항이 제시한 종합시설 개선 계획을 보면 리뉴얼 공사는 2028년 1월부터 2032년 8월까지 약 4년 7개월간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이 기간 동안 터미널 전체 면적의 25~50%가량이 구간별로 폐쇄될 예정이다. 낙찰 업체는 공사 구간에 포함된 매장을 운영할 수 없다. 특히 동편 매장의 경우 약 20개월간 영업 중단 가능성도 제기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입찰 마감이 임박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조용한 편”이라며 “업황 부진 속에서 각 사가 냉정하게 손익을 따져보고 있어 무리한 가격 경쟁에 나설 유인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아주경제=조재형 기자 grind@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