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사진=로이터·연합뉴스]오픈AI와 경쟁하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이 최대 250억 달러(약 36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AI 챗봇 '클로드'를 개발한 앤트로픽이 이번 자금 조달에서 총 250억 달러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경우 기업가치는 약 3500억 달러로, 불과 4개월 전 평가액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이미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각각 100억 달러와 50억 달러의 투자를 약정하면서 앤트로픽은 최소 150억 달러의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와 미국 헤지펀드 코튜가 각각 15억 달러씩 출자하기로 했으며, 세쿼이어 캐피털과 기타 벤처투자자들의 자금이 더해질 경우 추가로 100억 달러 이상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단일 투자 라운드 기준으로 가장 많은 자금을 조달한 AI 기업은 지난해 3월 400억 달러를 유치한 오픈AI이며, 이달 초 xAI가 200억 달러로 뒤를 이었다. 앤트로픽이 이번에 250억 달러 조달에 성공할 경우 xAI의 최근 기록을 넘어서는 셈이다.
구글의 초기 투자자이자 오픈AI와 xAI에도 자금을 댄 세쿼이어 캐피털이 앤트로픽 투자에 나서는 것은 벤처 업계의 전통적 투자 방식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는 평가다. 벤처투자사들은 통상 동일 분야의 경쟁 기업들에 중복 투자하기보다 '승자'를 골라 투자하는 전략을 선호해 왔다.
그러나 세쿼이어 캐피털의 전략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AI 투자의 규모가 이와 같은 접근 방식을 바꿔 놓았다고 FT에 밝혔다. 그는 "규모가 너무 커져서 벤처 투자가 아니라 주식 투자처럼 바뀐 사례"라며 세쿼이어 캐피털은 AI 기업 간 경쟁에 대해 "승자를 가리는 경쟁을 벌이기보다는 각자가 고유한 역할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 추진은 실리콘밸리 기업에 대한 과도한 자금 쏠림에 비판적이었던 로엘로프 보타 전 세쿼이어 캐피털 매니징 파트너가 수장에서 물러난 이후 이뤄졌다. 보타 전 파트너는 지난해 인터뷰에서 "실리콘밸리에 더 많은 돈을 쏟아붓는다고 해서 더 많은 훌륭한 기업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앤트로픽은 개인 유료 구독자 확대에 집중하는 오픈AI·구글과 달리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AI 모델 판매에 주력하며 연환산 매출액 100억 달러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앤트로픽은 기업공개(IPO)도 본격적으로 준비 중이다. 회사는 기술기업 상장 경험이 풍부한 로펌 윌슨 손시니를 선임해 올해 상장을 목표로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
아주경제=황진현 기자 jinhyun97@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