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찾은 인천 강화군의 한 중증발달장애인 거주시설 정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이곳은 여성 입소자들에 대한 시설장 A씨의 성폭력과 학대 의혹이 불거진 ‘색동원’이다. 인근 설치된 현판에는 보건복지부 지정 사회복지법인 색동원, 이 아래로 산하 모아재활직업시설 명칭이 적혔다.
여성 중증장애인들에 대한 시설장의 지속적 ‘성범죄 의혹’이 불거진 강화군 색동원이 19일 현관을 닫은 채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있다. 3층짜리 건물 내부는 불이 환하게 켜졌지만, 전혀 인기척이 없었고 적막감만 감돌았다. 건물 2층에는 외부를 지켜보는 카메라가 운용 중이었다. 현관에 적힌 모아직업 사무실을 안내하는 번호로 전화를 걸자 관계자는 “우리는 산하기관으로 색동원 사정은 전혀 알지 못한다”며 “기존에 30여명의 장애인들이 지냈지만 사건이 불거지고 나서 지금은 절반만 남았다”고 말했다. 과거 시설에 머물렀던 장애여성 17명은 모두 다른 시설로 옮겨지는 등 분리 조치됐다. 현재 남성 입소자 16명만 지내고 있다고 했다.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는 지난해 3월 한 입소자 가족으로부터 ‘인권 유린’ 의혹으로 신고된 색동원 시설장 A씨를 성폭력처벌법상 장애인 강간·강제추행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지난달 강화군으로부터 제출받은 색동원 입소자 심층조사 보고서를 확보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강화군이 지난달 초 한 대학에 조사 의뢰한 보고서에는 색동원 입소 여성 장애인 17명 전원과 퇴소자 2명 등 19명이 A씨에게 당한 성폭행 등 성적 피해 내용을 진술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피해자는 A씨의 범행 장소로 방과 2층 휴게실 등을 특정했고, 일부는 다른 동료가 A씨로부터 성폭행당하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분들이 대개 중증 장애인들이라 피해 사실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며 “보고서상 추가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화군은 보고서 비공개 이유에 대해 “외부에 공개할 수 없는 상당히 민감한 개인정보가 다량 포함된 자료로 판단해 수사기관에만 조사 결과를 제공했다”며 “피해 당사자들 인권보호가 최우선”이라고 설명했다. 군은 수사를 통해 A씨의 학대 행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장애인복지법에 근거해 시설 폐쇄 등 행정처분을 할 방침이다.
장애인단체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인천시와 강화군은 해당 시설을 즉각 폐쇄하고 법인 설립허가를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강화=글·사진 강승훈 기자, 김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