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깜빡이' 켠 현대차…인도서 연간 판매 목표 밑돈다

글자 크기
'비상 깜빡이' 켠 현대차…인도서 연간 판매 목표 밑돈다

현대자동차가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위권 자동차 시장으로 꼽히는 인도에서 그동안 지켜왔던 '2위' 자리를 빼앗겼다. 현지 업체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와 올해 판매 목표치도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현대차가 최근 조직개편으로 인도를 독립 권역으로 재편한 것도 이런 위기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각 사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법인(HMI)의 올해 1~11월 누적 판매실적(수출 제외)은 52만9462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지업체인 마힌드라는 57만4657대를 팔아 HMI를 앞섰다.



이달 판매 실적에도 변동이 없으면 HMI는 시장점유율 '2위' 타이틀을 빼앗길 가능성이 크다. 타타모터스도 판매량 52만8726대를 기록해 HMI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회사 스즈키가 최대 주주로 있는 마루티 스즈키는 163만4869대를 팔아 1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9월 인도 정부의 상품·서비스세(GST) 개편으로 저가 판매 모델 세금이 낮아진 이후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양상이다. 지난달 HMI가 전년 동월 대비 4.3% 늘어난 5만340대 판매 실적을 거둔 반면, 시장 1위인 마루티 스즈키는 21% 늘어난 17만971대를 판매했다.


타타모터스와 마힌드라도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2.0%와 21.9% 증가한 5만7436대와 5만6336대를 팔아 3개월 연속 현대차를 앞섰다.


인도 시장은 지난 10년간 SUV의 선호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현지 업체들은 이를 성장의 기회로 삼고 있다. 마힌드라는 '스콜피오'(11월 1만5616대 판매)와 'XUV3XO'(1만601대), 타타모터스는 '넥손'(2만2434대), '펀치'(1만8753대) 등을 앞세워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인도 모디 총리의 '메이드 인 인디아' 정책과 외국 브랜드가 시장 우위를 점해왔다는 반사 작용으로 자국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점도 HMI 판매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올해 인도 판매목표를 61만4000대로 정했지만 달성이 쉽지 않다. 이달 판매 대수가 7~8만대를 넘지 못하면 60만대를 넘기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1996년 HMI를 설립하며 인도에 진출한 현대차는 줄곧 2위를 유지해왔다. 2023년에는 처음으로 판매량이 60만대(60만2111대)를 넘었고, 지난해에도 60만5433대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크레타' 등 현대차 주력모델이 오래된데다 다른 업체가 상대적으로 판매호조를 보이면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차 주력차종인 소형 SUV '크레타''베뉴'는 지난달 각각 1만7344대, 1만1645대 팔렸다.


조직개편 '印 독립 권역' 재편7조 공격 투자…신형 '베뉴' 출격

현대차는 최근 인도를 기존 인도아중동대권역에서 분리, 독립 권역으로 재편했다. 권역 본부장에 현지인 타룬 가르그 인도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인도법인 COO에 아중동권역본부장 박동휘 신임 전무를 전진 배치했다. 공격적인 투자와 물량 공세도 나선다. 지난 10월 현지 투자설명회에서 2030년까지 4500억루피(약 7조3000억원)를 투자하고, 지난달 출시한 신형 베뉴를 시작으로 26개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차원에서도 인도를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시장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인도 뱅갈루루에 소프트웨어 전문 연구 분소를 신설했다. 올해 초 구축한 기존 하이데라바드 통합 연구센터와 소프트웨어 전문 연구분소로 운영하며 지역 특성을 반영한 연구개발 이원화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인도는 14억5000만명에 달하는 세계 1위 국가지만, 1000명당 자동차 보급 비율이 34대로 미국·유럽에 비해 10분의 1 수준에 그쳐 성장 잠재력이 높은 곳을 꼽힌다. 기아는 소형 SUV '셀토스' 2세대 첫 시장으로 인도를 택했다. 판매 목표는 연 10만대로, 글로벌 목표(43만대)의 23%에 달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마힌드라 등 현지 업체들이 무섭게 성장하면서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며 "연구개발에서부터 부품, 차량까지 현지 맞춤형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 2026년 사주·운세·토정비결·궁합 확인!
▶ 잉어빵 맛으로 알아보는 내 성격 유형 ▶ 하루 3분, 퀴즈 풀고 시사 만렙 달성하기!

HOT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