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올해 한국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7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연간 수출이 6000억 달러를 넘어선 2016년 이후 7년 만으로 전세계에서 6번째로 달성한 것이다. 산업통상부와 관세청은 29일 오후 1시 3분 기준 연간 누적 수출액이 7000억 달러를 달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한국의 연간 수출 규모는 1995년 1000억 달러를 넘어선 뒤 2004년 2000억 달러, 2006년 3000억 달러, 2008년 4000억 달러, 2011년 5000억 달러, 2018년 6000억 달러를 넘어선 바 있다.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77년 만에 수출 7000억 달러를 달성한 것이다.
특히 미국(2000년)과 독일(2003년), 중국(2005년), 일본(2007), 네덜란드(2018년)에 이어 세계 6번째 국가가 됐다. 또 산업부는 수출 6000억 달러 달성은 세계 7번째지만 7000억 달러 달성은 6번째로 달성하면서 주요국 대비 빠른 성장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우리 수출이 대미 관세와 보호무역 확산 등 어려운 통상환경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면서 우리 국민과 기업의 저력을 확인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내수 부진 속에서 수출이 경제성장과 일자리창출을 견인하며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한 것이다.
또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특성상 무역수지 흑자를 통해 경제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우리 수출은 연초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상반기 수출이 감소한 바 있다. 이후 지난 6월부터 6개월 연속 월 실적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올해 수출을 살펴보면 반도체를 필두로 자동차, 선박, 바이오 등 주력 제조업의 굳건한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K-푸드와 K-뷰티 등 소비재와 전기기기 등 유망품목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수출 지역도 미·중 비중이 감소하고, 아세안·유럽연합(EU)·중남미가 증가하는 등 시장 다변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9월까지 수출 중소기업의 수출액과 기업수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수출 저벼도 넓어지고 있다.
외국인직접투자(FDI)도 상반기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대외 신뢰 회복 등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 계기 투자유치 노력 등을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산업 정책과 연계된 투자가 대폭 유입됐다. 이에 따라 기존 연간 최대 실적인 지난해(345억7000만 달러, 신고기준)을 이미 웃돌았다.
특히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창출 효과가 커 양질의 투자로 평가되는 그린필드 투자가 대폭 유입되며 역대 1위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내년에도 수출과 외국인투자 상승 흐름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제조혁신 등을 통한 산업의 근원적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수출시장·품목 다변화 및 지원체계 강화로 무역구조를 혁신하고 지방 중심의 외국인투자 인센티브를 강화해 2년 연속 수출 7000억 달러와 FDI 350억 달러 이상의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김성서 기자 biblekim@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