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친환경 교통수단의 확충을 위한 대대적인 노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베트남 통신사]베트남 주요 도시들이 전기차 충전소와 배터리 교환 인프라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교통 부문이 도시 환경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친환경 교통 전환을 위한 기반 조성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도 하노이와 경제 도시 호찌민을 중심으로 정책 검토 단계를 넘어 실제 실행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각) 베트남 청년 신문에 따르면 하노이시는 시내 39개 공영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소와 배터리 교환함을 시범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V그린 글로벌 충전소 개발 주식회사는 하노이주차장관리공사와 협력해 국영기업이 운영 중인 주차장을 중심으로 설치 연구와 세부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설치 대상은 환승 교차로 등 차량 이용이 많은 지역으로 구성되어 접근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호찌민시에서는 이미 구체적인 현장 적용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빈쭝동 주민위원회 사무실에는 전기 오토바이 충전소와 배터리 교환함이 설치돼 본격적으로 운영이 시작됐다. 또한 지난 6일에는 충전소와 교환함 3개소를 포함한 ‘친환경 사무실 모델’이 공식 출범했다. 이는 공무원과 주민이 함께 이용하는 친환경 행정 모델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앞서 호찌민시 건설국은 시 전역의 인도와 가로등에 약 2만 개의 전기 오토바이용 배터리 교환함 설치를 제안했다. 여기에 V그린은 버스정류장, 학교, 박물관, 관공서 인근 도로를 중심으로 1만 개의 교환함을 추가 설치할 계획을 밝혔다. 특히 각 지점에는 보행자 통행을 방해하지 않도록 배터리 교환 전용 정차 공간이 함께 마련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2026년 1분기 구축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완공 시 호찌민시에서 활동 중인 40만 명 이상의 배달 기사와 호출 기사에게 안정적인 충전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호찌민시 건설국에 따르면 현재 시내에는 약 10만 대의 전기 오토바이가 운행 중으로, 2030년에는 전기 오토바이 수가 120만 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2만5000개 이상의 공공 충전소와 배터리 교환함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인프라 확충의 시급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하노이, 호찌민 등 대도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칸호아성 인민위원회는 관공서, 학교, 병원 등 공공장소에 V그린의 전기차 충전소와 빈패스트 전기 오토바이 배터리 교환함 설치 제안과 관련해 건설국이 주도적으로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V그린은 기존 버스 정류장을 전기차 충전과 오토바이 배터리 교환이 가능한 ‘다기능 정류장’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해당 정류장은 무료 와이파이, 휴대전화 충전 자동판매기, 버스 위치 안내 기능을 제공하는 스마트한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한편, 전기 오토바이 보급 확대 전망은 충전 인프라 확충 없이는 지속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지방정부와 민간 기업 간 협력 모델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해외 주요 국가들이 충전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해 전기차 보급을 이끈 사례는 베트남 정책 방향 설정에도 참고가 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충전소와 배터리 교환함 개발은 도시 교통 친환경화를 위한 필수 단계로 정리되고 있다.
아주경제=김혜인 베트남 통신원 haileykim0516@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