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박근형·손열음·최호종…키워드로 보는 올해 예술후원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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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박근형·손열음·최호종…키워드로 보는 올해 예술후원 트렌드
국립현대무용단 내가 물에서 본 것 사진목진우국립현대무용단, 내가 물에서 본 것 [사진=목진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아르코)는 2025년 한 해 동안 기초예술 전반에 걸쳐 미래세대를 위한 선배 예술가들의 기부가 잇따르고, 이에 공감한 팬덤과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더해지며 문화예술계에 새로운 후원 문화가 등장했다고 29일 밝혔다.  

무용분야에서는 지난 11월, ‘제17회 아르코 공연예술창작산실’ 홍보대사로도 활동한 무용수 최호종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수여하는 2025년 문화예술유공 ‘젋은 예술가상’ 수상에 따른 포상금 전액을 어린이·청소년의 기초예술 경험 확대를 위한 ‘예술나무 꿈밭펀딩’에 기부했다.  

국립현대무용단 역시 지난 12월 2일 개최된 ‘제12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 김보라 안무의 ‘내가 물에서 본 것’으로 무용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상금 전액을 예술나무에 기부하기로 했다.  

음악분야에서도 선배 예술가들의 후원이 계속되고 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선우예권은 지난 2024, 2025년 ‘아르코 예술후원인의 밤’ 출연료 전액을 ‘예술나무 케이아츠펀드’에 기부하며, 역량 있는 후배 음악인들이 연주 기회를 얻고 나아가 국제 무대와의 교류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달라는 당부를 전한 바 있다.  

‘예술나무 케이아츠펀드’에는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들도 동참했다. 김윤신, 서승원, 이건용 작가와 박서보재단, 고(故)윤형근 작가의 후원금은 시각예술 분야의 젊은 미술작가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창작에 몰입하고, 나아가 활발한 해외 교류를 통해 국제적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지원될 예정이다.  

연극분야에서는 지난 5월에 원로배우 신구와 박근형의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기부 공연을 계기로 ‘예술나무 연극내일기금’이 조성됐다. 이를 바탕으로 후배 연극인의 안정적 현장 진입과 성장을 돕고자 하는 두 배우의 뜻을 담아, 신진·청년 연극인을 대상으로 한 현장형 재교육 프로그램인 ‘연극내일 프로젝트’도 운영 중에 있다.  

예술가의 기부가 팬과 애호가 층으로 확산되는 양상도 주목할 만하다. 무용수 최호종은 “제가 받은 격려를 예술계 그리고 관객들과 나누는 것은 창작자로서 당연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순간에도 땀 흘리고 있을 많은 무용수의 움직임이 멈추지 않게 하기 위한 작은 동참”이라며 기부의 취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공감한 팬들의 자발적 후원이 잇따르며, 후원의 규모도 지속 확대되고 있다.  

또한,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선우예권의 기부에 공감한 애호가 층 역시 정기 후원 프로그램인 ‘아르코 아츠 소사이어티’ 가입을 통해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전에도 크로스오버 그룹 리베란테와 소속멤버 김지훈, 가수 헨리, 그룹 라이즈의 쇼타로 팬클럽 등 대중예술가와 팬덤이 기초예술계에 기부한 사례가 있었으나, 올해는 기초예술계의 예술가와 그 팬덤이 새로운 후원 주체로 등장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기초예술현장의 주역들이 자신이 몸담고 있는 예술계를 위해 기부에 나선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며 “이러한 환원이 팬과 애호가의 참여로 이어지고, 모아진 후원이 다시 후배 세대를 지원하는 선순환 구조로 자리 잡을 때, 우리 예술이 더욱 지속 가능해질 것이다. 사회전반에 예술을 지지하는 문화가 깊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주경제=윤주혜 기자 juju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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