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의장 교체 앞두고 독립성 우려하는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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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의장 교체 앞두고 독립성 우려하는 시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만간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지명 의사를 밝힌 가운데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Fed 독립성을 고수한 제롬 파월 의장과 달리 유력 후보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Fed 독립성이 약화할 경우 경제와 시장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차입 비용은 장기 미국채 수익률에 영향을 받는다. 장기 미국채 수익률은 현재 금리보다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단기 금리에 따라 결정된다.


Fed가 경기침체가 아닌 양호한 상황에서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하하면 인플레이션을 야기할 수 있고,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우려로 국채 수익률과 차입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 시장 금리가 급격하게 올라가면 주식시장에서도 불안감이 커진다.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Fed 의장을 포함해 총 12명으로 구성된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Fed 이사회 이사 7명과 지역 연방은행 총재 5명(지역 연은 총재 12명이 돌아가면서 표결) FOMC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Fed 의장은 FOMC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홀로 기준금리를 결정할 권한이 없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 독립성 우려가 발생하지 않았다.


월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Fed의 독립성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먼저 제롬 파월 의장의 해임 가능성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연준 위원들이 반수가 넘기 때문이다.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이 해임을 고려했다는 사실이 보도되자 증시는 하락했고, 국채 금리는 상승한 바 있다.


또 리사 쿡 Fed 이사 해임 관련 대법원 판결도 변수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월 쿡 이사를 모기지 서류 허위 작성 혐의로 해임했는데, 1·2심에 이어 대법원도 쿡 이사의 즉각 해임을 거부한 뒤 불복 재판 절차를 시작한 상태다.


블레이크 그윈 RBC 캐피털 마켓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이사가 세 명으로 늘어나면 Fed 의장 해임 가능성이 커져 시장에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시장의 우려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Fed 내 의견 차이가 심화하는 것만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차기 의장이 금리인하를 추진하고 다른 위원들이 이에 반대하는 상황도 나올 수 있다고 예상한다. 미국에서는 Fed 의장이 기준금리를 혼자 결정하는 일이 드물기 때문이다.


존 브릭스 나틱시스 기업투자은행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는 "각 FOMC 위원의 견해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결과적으로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몇 주 동안 미국 단기채와 장기채 수익률이 확대됐다. 이를 두고 투자자들이 Fed 독립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한다. 단기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장기적으로 시장금리는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혼란을 피하기 위해 Fed 내부에서 의견 차이를 완화하고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합의를 형성할 것이란 기대도 존재한다. Fed는 지난 15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5.25%~5.55%에서 3.5%~3.75%까지 인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년 후 금리가 1% 이하까지 하락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시장에서는 차기 의장이 경제 데이터에 근거해 완만하게 금리 인하를 단행해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브라이언 웨일런 TCW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는 "차기 의장이 자리에 앉아 첫 회의를 시작할 때쯤이면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얻게 될 것이고, 금리 인하에 대한 지지도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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