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 도심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3명이 숨지면서 현지 치안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30일 연합뉴스는 멕시코 할리스코주 검찰과 사포판 경찰 발표를 인용해 이날 오전 10시 20분쯤 사포판 레지덴시알 빅토리아 지역에서 무장 괴한들의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사포판은 멕시코 서부 과달라하라 광역도시권에 속한 지역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고급 SUV 차량인 람보르기니 우루스가 상업시설 '플라사 델 솔' 인근 도로를 이동하던 중 최소 5명 이상의 무장 괴한들로부터 공격받았다. 당시 차량은 다른 SUV의 호위를 받고 있었으나, 괴한들은 장총과 고위력 무기를 사용해 약 10분간 연속 사격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은 현장에서 남성 2명의 사망을 확인했고, 여성 1명을 포함한 5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가운데 중상을 입었던 여성 1명도 치료 도중 숨지면서 사망자는 총 3명으로 늘었다. 숨진 이들은 람보르기니에 탑승 중이던 과달라하라 도매시장 상인과 그의 경호원, 그리고 미성년 딸인 것으로 파악됐다. 딸은 뒷좌석에 탑승해 있다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나머지 부상자 4명은 모두 경호원이며, 이 중 1명은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는 피해 상인이 씨앗·곡물·식료품 유통업에 종사하던 사업가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으나, 당국은 공식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할리스코 법의학연구소는 현장에서 100개가 넘는 탄피와 여러 개의 장총, 고위력 탄창을 확보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연발 사격 소리가 담긴 영상과 함께 방탄조끼를 착용한 남성들이 차량 뒤에 몸을 숨긴 채 총격을 가하는 장면이 확산하고 있다. 당국은 가해자 신원과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며, 지역 범죄 조직 또는 카르텔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사건 발생 지점은 2026 북중미 월드컵 경기장인 아크론 스타디움과 차량으로 약 15분, 직선거리로는 약 7㎞ 떨어진 곳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내년 6월 12일과 19일, 이 경기장에서 각각 유럽 플레이오프 승자와 멕시코를 상대로 조별리그 1차전과 2차전을 치를 예정이다.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할리스코주의 치안 문제가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달 초에는 2022년 이후 아크론 스타디움 인근에서 시신이 담긴 가방이 최소 456개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와 충격을 준 바 있다. 현지 언론은 이들 사건 상당수가 조직범죄 및 카르텔과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할리스코주는 멕시코에서 실종자 수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악명 높은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의 본거지로 알려져 있다. 인구 10만 명당 범죄 발생 건수는 234건으로 전국 상위권에 속한다. 멕시코 연방정부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할리스코주에서 보고된 살인 사건은 963건으로 전국 32개 주 가운데 8번째로 많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월드컵 개최를 앞둔 멕시코의 치안 강화와 대회 안전 대책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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