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탄도미사일 전력 재건을 저지하기 위한 이스라엘의 ‘예방 타격’ 논리를 적극적으로 두둔하고 나섰다. 이는 기존 핵 프로그램 억제를 넘어 재래식 미사일 전력까지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 행동 범위에 포함하겠다는 강력한 경고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이 핵 시설 재건과 미사일 전력 재비축을 시도할 경우 강력한 군사적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전력 보강 움직임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이란이 다시 전력을 키우려고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만약 그들이 그렇게 한다면 우리가 그들을 때려눕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이스라엘이 미사일 전력 재건을 명분으로 선제공격에 나설 경우 이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외교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탄도미사일 전력 재건에 공식적으로 제동을 건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6월 이른바 ‘12일 전쟁’ 당시 이란 핵 시설을 직접 폭격하며 핵 저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으나, 재래식 전력인 미사일 보강까지 ‘불허’ 방침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미국이 ‘레드라인’을 한층 강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스라엘은 이란이 ‘12일 전쟁’으로 입은 타격을 딛고 탄도미사일 생산 시스템을 급속히 복구하고 있다. 이란이 향후 수년에 걸쳐 수천 발의 미사일을 재비축할 경우 자국 방공망이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는 이스라엘의 우려도 나온다.
게다가 이란은 '12일 전쟁' 때 크게 무너진 체면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더욱 강력한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하마스와 헤즈볼라, 이란의 재무장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군사 타격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그는 이란의 미사일 복원 움직임을 실존적 위협으로 간주하고 ‘싹을 자르는’ 예방 타격을 주장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퀸시연구소의 트리타 파르시 연구원은 “이란이 다시 공격받는다면 훨씬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이란인들은 강하게 반격하지 않는다면 정기적으로 폭격받는 나라로 전락할 것이라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별 기자 star@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