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병원을 찾는 목 통증 환자들의 연령대가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목 디스크가 중장년층의 퇴행성 질환으로 인식됐지만,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이 일상이 된 환경 속에서 20~30대 젊은 층에서도 발병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장시간 모니터를 바라보는 직장인,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시간이 많은 학생과 사회초년생들이 주요 대상이다. 목은 머리 무게를 지탱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자세가 무너지면 부담이 빠르게 누적된다.
목 디스크의 정확한 명칭은 경추 추간판탈출증이다. 경추는 7개의 뼈로 구성돼 있고, 그 사이마다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가 위치해 있다. 정상적인 경추는 완만한 C자 곡선을 이루며 머리 무게를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고개를 앞으로 내미는 거북목이나 경추의 곡선이 사라진 일자목 상태가 지속되면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지고, 결국 디스크가 밀려나오거나 신경을 자극하게 된다. 고개를 30도 숙이면 약 18kg, 60도까지 숙일 경우 약 27kg의 하중이 목에 실린다.
목디스크 증상은 단순한 목 통증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초기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그러나 디스크가 신경을 압박하면 통증은 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어깨와 팔, 손가락까지 저리거나 당기는 방사통이 나타나고, 경우에 따라 팔에 힘이 빠지거나 손의 감각이 둔해지기도 한다. 디스크 위치에 따라 두통이나 어지럼증, 어깨 통증, 팔과 손 저림 등 증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목 디스크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수술이 아닌 비수술적 치료가 중심이라는 사실이다. 실제로 수술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초기에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도수치료만으로도 통증 완화와 기능 회복이 가능하다.
경추 주변 근육의 긴장을 풀고 틀어진 정렬을 교정해 신경 압박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증상이 중기 이상으로 진행되었거나 보존적 치료에도 호전이 없는 경우에는 주사 치료를 고려한다.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로는 신경차단술과 신경성형술이 있다. 신경차단술은 염증과 부종으로 예민해진 신경 주변에 약물을 주입해 통증 전달을 줄이는 치료다. 신경성형술은 특수 카테터를 이용해 통증 부위에 직접 접근해 약물을 전달하고 신경 주위 유착을 풀어주는 치료로, 원인 개선에 초점을 둔다. 두 치료 모두 절개 없이 진행되며 C-arm 영상 장비를 활용해 정확도를 높인다. 국소마취로 진행돼 회복이 빠른 것도 장점이다. 비수술 치료는 치료 시간이 짧고 일상 복귀가 빠르며, 고령자나 기저질환자도 비교적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다. 한 달 이상 목에서 팔과 손가락까지 이어지는 방사통으로 내원한 환자가 보존적 치료에 반응이 없어 신경성형술을 시행한 뒤 통증이 크게 감소하고 일상생활이 가능해진 사례도 있다.
다만 신경 압박이 심해 근력 저하가 진행되거나 디스크가 완전히 파열돼 기능을 상실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대표적인 수술법은 경추 인공디스크 치환술로, 손상된 디스크를 제거한 뒤 인공디스크를 삽입해 목의 움직임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식이다. 통증이 극심하거나 척추관 협착증, 후관절 이상이 동반된 경우에 제한적으로 시행된다.
치료 이후에는 생활 습관 관리가 필수다. 고개를 앞으로 빼는 자세를 피하고, 모니터와 스마트기기 화면은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기본이다.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할 경우 1시간마다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목과 어깨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취침 시에는 너무 높지 않은 베개를 사용해 경추의 자연스러운 곡선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이주환 서울바른세상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목 디스크는 갑자기 발생하기보다 잘못된 자세가 오랜 시간 누적되며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초기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으면 대부분 비수술 치료만으로도 호전이 가능하므로 목 통증이나 팔 저림이 반복된다면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