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솟구치는 분노’ 사실이었나…격하게 화내면 혈관 망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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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솟구치는 분노’ 사실이었나…격하게 화내면 혈관 망가진다
분노의 감정이 혈관의 이완을 막아 피의 흐름을 방해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미국 컬럼비아대 어빙메디컬센터 다이치 심보 박사 연구팀은 분노를 비롯한 부정적 감정이 혈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미국심장협회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 발표했다.
픽사베이 연구진은 뉴욕시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건강한 성인 28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30분간 휴식을 취한 뒤 혈압, 혈류, 혈관 확장 능력 등을 측정받았으며, 이후 ▲분노 ▲불안 ▲슬픔 ▲무감정(대조군) 등 네 그룹으로 나뉘어 8분 동안 각각의 감정을 유도받았다. 분노와 불안 그룹은 과거의 감정적 기억을 떠올렸고, 슬픔 그룹은 우울한 글을 읽었으며, 대조군은 숫자를 세며 감정적 중립을 유지했다.

실험 직후와 3분, 40분, 70분, 100분 후 반복 측정한 결과 분노를 느낀 그룹에서만 혈관의 이완 능력이 실험 직후부터 최소 40분 이상 유의미하게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혈관 내피세포 기능이 손상되면 혈관이 필요할 때 충분히 확장되지 못해 죽상동맥경화증 위험이 커지는데, 이는 심장마비와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불안과 슬픔 그룹에서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화를 내지 않고 살 수는 없지만, 반복적인 분노는 혈관에 만성적인 손상을 남긴다”며 “이 상태가 지속되면 결국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분노가 혈관 기능 저하를 일으키는 정확한 생물학적 원인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분노가 심혈관 질환의 직접적인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이미 다수 보고된 바 있다. 아일랜드 국립 골웨이대가 주도한 ‘인터스트로크(INTERSTROKE)’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급성 뇌졸중 환자의 약 9%는 발병 1시간 이내에 심한 분노나 좌절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노 직후 1시간 동안 허혈성 뇌졸중 위험은 30%, 출혈성 뇌졸중 위험은 63%까지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분노가 치솟을 때 즉각적인 격한 운동이나 과도한 신체 활동을 피하고, 심호흡이나 숫자 세기, 잠시 자리를 벗어나는 등으로 감정을 가라앉히는 것이 혈관 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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