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 강도 제압에 ‘살인 미수’로 고소당해… 법이 인정한 정당방위는 [법잇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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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강도 제압에 ‘살인 미수’로 고소당해… 법이 인정한 정당방위는 [법잇슈]
자택에서 강도 침입 피해를 본 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나나(본명 임진아)가 자신을 위협한 강도로부터 고소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형법상 정당방위의 범위와 피해자를 고소하는 행위가 2차 가해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나나 소속사 써브라임은 강도상해 사건 가해자 A씨가 나나에 대해 살인미수와 특수상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15일 오전 6시쯤 구리시 아천동 나나의 집에 침입해 나나 모녀를 협박하고 금품을 빼앗으려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나나와 모친은 몸싸움 끝에 A씨를 제압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턱부위를 다쳐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나의 모친은 가해자에 의해 목이 졸려 의식을 잃었다가 치료를 받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나. 뉴스1 사건을 조사한 경찰이 나나를 정당방위로 인정했으나 A씨가 ‘역고소’에 나서면서 보복성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소속사는 “피해자가 유명인이라는 점을 악용해 반인륜적인 행위로 2차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며 “흉기로 무장한 가해자의 범행 과정에서 나나 배우와 가족은 심신에 심각한 피해를 입었고, 그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 사안과 관련해 가해자에 대한 민·형사상 일체의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시 경찰은 형법 제21조 제1항에 따라 나나 모녀가 정당방위를 행사했다고 보고 입건하지 않았다. 현행법은 ‘현재의 부당한 침해’가 있는 경우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방위하기 위한 행위가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성립한다고 규정한다.

A씨의 고소로 사건이 재조명되며 정당방위 인정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언급되고 있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정당방위로 결론이 났더라도 고소가 제기된 이상 법적 판단을 거쳐야 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다만 주거침입 상황이 있어 수사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현행법이 정당방위에 대해 야간이나 그 밖의 불안한 상태에서 공포를 느끼게 한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앞서 법원은 싸움 도중 목을 조른 남성에게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남성에게 정당방위를 인정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7단독 김선범 판사는 서울 동대문구 한 주유소에서 손님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B씨에게 지난해 10월29일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해 1월 주유소를 찾은 40대 남성 C씨는 노상방뇨를 하지 말라는 B씨의 말에 화가 나 목을 조르는 등의 폭력을 행사했다. 이 과정에서 B씨는 고무망치로 손님의 머리를 가격해 상처를 입혔다.

김 판사는 B씨에 대한 정당방위를 인정했다. 사건이 오전 1시30분쯤인 새벽에 일어났고, 피해자인 B씨가 좁은 사무실에 혼자 있었던 점을 들었다. 특히 목을 조르는 등의 상황이 생명에 중대한 법익 침해라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B씨가 C씨의 공격에서 벗어난 이후에는 고무망치로 다시 공격하지 않았다. 반격방어의 형태로 방위행위에 해당한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소진영 기자 s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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