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4일 저녁. 서울 관악구 신림동 주사랑공동체 베이비박스에 알림음이 울렸다. 함께 근무하던 보육사는 그사이 박스 안에 담긴 배냇저고리 차림의 아기 상태를 확인했다. 태어난 지 보름도 안 된 작은 생명이었다. 상담사는 산모를 설득했다. 결국 산모는 결국 아기를 직접 키우기로 마음을 바꿨다.
연합뉴스는 4일 베이비박스에는 지난해 총 26명의 새 생명이 맡겨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2011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베이비박스는 위기 임산부들에게 상담과 지원을 제공하고 아이를 임시 보호하는 역할을 해왔다. 2018년 217명까지 몰렸지만, 저출산 추세와 2019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감소하고 있다. 2024년 7월부터 가명으로 출산할 수 있는 보호 출산제도가 시행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베이비박스가 추구하는 역할도 임시 보호에서 산모와의 공동 양육으로 점차 변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산모에게 분유와 기저귀 등을 제공하고, 의료·주거 서비스도 안내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에 시차가 있는 만큼, 현실적 어려움을 즉각적으로 덜어주며 '키울 수 있다'는 희망을 심는 것이다. 그 덕에 지난해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데리고 온 26명 중 14명(53.8%)이 직접 양육을 결정했다. 2024년(28.8%)의 약 2배다.
한편, 복지부의 2024년 보호대상 아동 현황 보고에 따르면 작년 전국에서 유기된 아동수는 30명으로, 1년 전(88명)과 견줘 3분의 1수준으로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베이비박스 운영진은 보호출산 매뉴얼에 허점이 있다고 본다. 현재 보호출산 시 시설에 입소해 최소 7일 이상의 숙려기간을 갖는 게 원칙인데, 직장 생활 또는 타인에게 출산 사실을 알리기 어려운 사정 등으로 이를 따르기 어려운 산모들이 있다는 것이다. 예외조항이 있긴 하지만 임산부 또는 아동의 건강, 안전에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등 불가피한 경우로 한정된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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