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작전으로 마두로 체포…트럼프가 꺼낸 ‘21세기 먼로 독트린’ [박수찬의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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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간 작전으로 마두로 체포…트럼프가 꺼낸 ‘21세기 먼로 독트린’ [박수찬의 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전격적인 군사작전을 감행,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했다.

미군은 강력한 카리스마로 반미 정책을 내세우며 베네수엘라를 장악했던 마두로 부부를 5시간도 채 안되는 짧은 시간 안에 체포, 압송했다.

3일(현지시간) 미군에 체포된 마두로 대통령이 미 해군 강습상륙함 이오지마함을 타고 미국으로 이송되고 있다. 회색 트레이닝복 차림의 마두로 대통령은 검은 안대로 눈이 가려져 있고, 양손이 수갑에 묶여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베네수엘라 공습 사실과 함께 마두로 대통령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공개했다. 트루스소셜 캡처, 로이터연합뉴스 미 합참이 ‘확고한 결의’라 명명한 이번 작전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공세적 경향이 강해지던 미군의 트렌드에 19세기 먼로 독트린을 현대적·공격적으로 해석한 돈로 독트린(Donroe Doctrine)이 더해진 결과라는 해석이다.

이번 작전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뒷마당인 라틴 아메리카에서의 반미 기조를 제거, 미국의 절대적 통제권을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군사적으론 지난 2011년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넵튠 스피어 작전 이래로 꾸준히 발전해온 미군의 합동작전능력과 첨단 기술이 맞물리는 전영역 지휘통제(JADC2)의 위력을 과시했다는 평가다.

◆다시 등장한 ‘칸다하르의 야수’

냅튠 스피어 당시 미국은 무인기와 정보원 등의 수단을 총동원해 빈 라덴의 소재와 은신처 구조를 파악한 뒤, 해군 최정예 특수전부대인 데브그루를 투입, 빈 라덴을 사살했다.

‘확고한 결의’에서도 미국은 작전에 앞서 마두로의 동선 파악을 위해 수개월 간 정보수집을 했다.

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상공에 미군 헬기들이 비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 중앙정보국(CIA)은 지난해 8월부터 소규모 팀을 현지에 파견해 마두로의 동향을 파악했다. 신호정보를 수집하는 국가안보국(NSA), 위성 사진을 분석하는 국가지리정보국(NGA) 등도 투입됐다.

이를 토대로 마두로의 은신처를 본뜬 실물 모형을 만들고 델타포스가 훈련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건물 내부 구조, 강철문 절단 소요 시간, 경호병력 대응 패턴 등을 면밀하게 확인했다.

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한 군사기지에 미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이동식 방공장비가 방치되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군은 베네수엘라군의 관측 능력을 떨어뜨리고, 미군 야간투시장비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기인 2일 오후 10시46분(미 동부시간 기준) 작전을 감행, 마두로 부부를 체포해서 3일 오전 3시 29분 헬기를 타고 작전 지역을 벗어났다.

작전 과정에서 미국의 추적을 따돌리려는 마두로의 동향을 면밀히 추적하려면, 정보원과 위성만으로는 부족하다. 무인기가 필수다.

하지만 베네수엘라는 아프간과 달리 러시아와 중국산 장비로 구성된 방공망을 갖추고 있다. 이를 따돌리면서 내륙까지 정찰하려면 레이더에 탐지될 확률이 낮은 저피탐 무인정찰기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푸에르토리코의 옛 루즈벨트 로즈 해군기지에서 미 공군이 쓰는 비밀 스텔스 무인기 RQ-170의 비행이 작전 전후로 포착됐다.

RQ-170은 록히드 마틴의 스컹크웍스가 분쟁 지역 깊숙한 곳에 있는 고가치 목표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자 개발한 무인기다. 네바다주 크리치 공군기지에 있는 공군전투사령부 제432비행단에서 운용한다.

2009년 아프간 칸다하르에서 처음 목격되어 ‘칸다하르의 야수’라는 별명이 생겼다. 넵튠 스피어를 비롯한 다수의 비밀작전에 투입됐으며, 한반도 일대에서도 활동한 전력이 있다.

개발된 지 20년이 됐지만, 미군은 RQ-170에 대해 소속 부대 외에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강력한 스텔스 성능과 지상 이동 표적 탐지(GMTI) 기능을 갖춘 능동전자주사(AESA) 레이더, 전자·광학 및 적외선 비디오 카메라, 전자·신호 정보 수집 장비 등을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한 군인이 경계를 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작전 전까지 RQ-170은 베네수엘라 방공망을 피해 마두로의 동선과 생활 패턴, 경호 병력 동향을 지속적으로 파악하는 데 유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작전 도중에는 상공을 선회하며 실시간 정보를 제공, 현장 부대와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수뇌부가 상황을 파악하는 것을 지원했을 것으로 평가된다.

다른 공군 전력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작전 직후 브리핑에서 “합동 공군 부대가 카라카스에 접근하면서 베네수엘라 방공망을 해체하고 무력화하기 시작했으며, 헬기가 목표 지역으로 안전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무기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작전에는 F-22와 F-35 스텔스 전투기, EC-130H 전자전기, E-2D 조기경보기, EA-18G 전자전기 등이 투입됐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F-35다. F-35는 스텔스 성능을 활용해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미군은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을 공습한 ‘미드나잇 해머’ 작전 과정에서 공습 편대가 포르도·나탄즈 기지에 접근할 때 호위대가 ‘고속 제압 무기’로 이란군 지대공 위협을 선제적으로 제압하며 공습 편대의 안전한 통과를 보장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호위대에는 F-35도 포함되어 있었으며, 장거리 타격력과 정밀성을 갖춘 활강유도폭탄인 SDB가 사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 12월 이란 혁명수비대 대원들이 알려지지 않은 한 장소에서 자신들이 포획한 RQ-170 스텔스 무인기를 살피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스텔스기의 내부무장창에 탑재하는 SDB의 사거리는 74∼110㎞로서 오차는 1m 이내다. F-35가 스텔스 성능을 앞세워 적 레이더망을 회피한 뒤, 사전에 전달받은 좌표로 먼 거리에서 SDB를 투하해 방공망을 공격하면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

‘확고한 결의’ 작전에서도 이같은 형태의 전술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케인 합참의장은 항공 전력이 카라카스에 접근하면서 헬기와 지상군의 안전한 이동 경로를 확보하기 위해 베네수엘라의 방공 체계를 무력화했다면서 작전이 완전한 기습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미 공군 F-35A 스텔스기들이 푸에르토리코의 옛 루즈벨트 로즈 해군기지 활주로를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군사기술·전술의 정점…한반도는 ‘글쎄’

‘확고한 결의’ 작전은 미국 내 정치적 환경 변화에 관계없이 미군의 군사 기술과 전술이 여전히 막강하다는 점을 드러냈다.

이번 작전에선 서반구에 있는 20개의 지상·해상 기지에서 150대가 넘는 항공기가 베네수엘라로 출격했다.

미 공군 F-35A 스텔스기가 이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해병, 해군, 공군, 주방위군 F-22, F-35, F/A-18 전투기, EA-18 전자전기, E-2D 조기경보기, B-1B 폭격기와 전자전기에 무인기까지 동원됐다.

특수전부대인 델타포스와 제160 특수작전항공연대 소속 MH-47G 수송헬기와 육군 소속 MH-60M 헬기도 투입됐다. 작전 당시 카라카스 시민들이 찍은 영상에는 해당 헬기들이 이동하거나 지상을 향해 기관포 등을 사격하는 장면이 등장했다.

델타포스 등을 태운 헬기들은 탐지를 피하기 위해 목표까지 수면 30m 위로 저고도 비행했다. 전형적인 야간 스텔스 비행이었다.

서반구 넓은 지역 곳곳에 흩어져 있는 20개의 기지에서 공격 부대를 타임 테이블에 맞춰 출동시켜 적대적인 정규군을 타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수도 카라카스에 구축된 방공망과 마두로 경호병력이 미군을 위협하는 상황 속에서 전투기와 헬기, 무인기, 특수전부대를 유기적으로 통합 운영하는 것은 미군의 우수한 지휘통제체계에 힘입은 바 크다는 평가다.

레이더에 탐지될 위험 없이 적 방공망이 구축된 내륙 지역을 비행하며 정찰을 하는 저피탐 무인항공기와 관련 전자장비의 필요성도 한층 부각될 전망이다.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 등이 작전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군이 단시간 내 마두로를 생포하는 군사작전을 감행, 전 세계에 충격을 안긴 상황에서 한반도에서도 이같은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외 군사개입을 자제한다’는 명제는 마두로 체포로 깨졌다. 트럼프가 생각하는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면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제한된 목표 달성을 위한 일회성 군사작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지지자들이 성조기를 태우고 있다. AP통신 북한 외무성이 지난 4일 “베네수엘라에서 감행된 미국의 패권행위를 가장 엄중한 형태의 주권침해로, 주권존중과 내정불간섭, 영토완정을 기본목적으로 하는 유엔헌장과 국제법에 대한 난폭한 위반으로 난인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인식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북한은 베네수엘라나 이란과는 사정이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미군이 공습을 감행한 것은 이란과 베네수엘라다. 미국을 위협할만한 수준의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갖추지 못했다.

북한은 정상각도 발사를 하지 않아 실제 성능이 의심스럽지만, 다수의 ICBM을 개발했다. 핵실험도 6차례나 감행했다. 북한이 ICBM으로 반격을 감행하면, 미국의 방공망이 요격에 실패할 위험이 있다. 미국도 이같은 부분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트럼프가 마두로를 체포한 것과 같은 작전은 북한에 수행이 불가능하다”며 “북한은 이번 사태를 주시하면서 내부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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