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미식] 프렌치의 문법에 제주산 전복... 오데뜨의 '테루아'

글자 크기
[BS미식] 프렌치의 문법에 제주산 전복... 오데뜨의 '테루아'
싱가포르 미슐랭 3스타, 오데뜨를 이끄는 줄리앙 로이어 오너셰프. 오데뜨 싱가포르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미식 도시 중 하나다. 중국·말레이·인도·페라나칸 문화가 한데 섞이며 형성된 다층적인 식문화는 도시 전반에 폭넓은 음식 스펙트럼을 만들어냈고, 하나의 미식 씬으로 발전했다. 세계 각국의 셰프들이 대거 정착하며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수 역시 아시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싱가포르 파인다이닝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공간이 ‘오데뜨’다. 싱가포르 내셔널 갤러리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예술 공간 한복판에서 오데뜨라는 뜻밖의 미식 경험이 펼쳐진다. 프렌치 스타일에 아시아 식재료를 결합한 이곳의 메뉴는 오너 셰프 줄리앙 로이어의 미식 세계를 응축한다.
오데뜨는 미슐랭 3스타, 아시아 베스트 50 레스토랑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파인다이닝이다. 최근에는 트립.고메 아시아 파인다이닝 부문 최고 등급 ‘블랙 다이아몬드’를 거머쥐었다. 미식가·여행자들 모두의 사랑을 받는 아시아 최고 수준의 레스토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데뜨를 이끄는 줄리앙 로이어 셰프는 농부 집안에서 자랐다. 식재료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아시아와 유럽의 장인 생산자들과 협업하며 재료 본연의 풍미를 최대한 살리는 요리를 추구해왔다. 레스토랑 이름도 그에게 요리의 근간을 가르쳐준 할머니의 이름에서 따왔다. 음식으로 사랑을 표현하고 사람을 보살피는 태도는 오데뜨 경험의 핵심이다. 줄리앙 셰프의 미식 철학에 대해 들었다.
-해외 고객에게 오데뜨의 강점을 소개해달라. 오데뜨가 추구하는 스타일과 맛은 무엇인가.

“싱가포르는 지역과 문화, 요리의 교차점과 같은 곳이다. 우리 레스토랑을 찾는 손님들은 대체로 여행을 자주 다니며 새로운 맛과 진정성 있는 경험을 본능적으로 갈망한다.

오데뜨는 언제나 진정하고 솔직한 경험을 제공하는 데 목적을 둔다. 계절감과 테루아(땅이 가진 고유한 환경과 성격이 식재료의 맛과 향에 그대로 반영된다는 의미의 프랑스어)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식재료 본연의 풍미가 최상으로 드러나도록 절제한다.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구르망(gourmand)하면서도 단순하고, 편안하며, 최고의 재료로 만드는 요리’다. ”
오데뜨는 제철 식재료와 떼루아를 반영해 재료 고유의 풍미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한다. 정희원 기자 -프렌치 요리를 기반으로 아시아 스타일을 많이 접목하고 있다. 오데뜨의 맛을 특징짓는 요소는.

“프렌치의 원칙 위에 아시아의 독특한 재료와 친숙한 풍미를 얹는다. 연구와 실험, 긴 시간을 들여 식재료가 가장 빛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며, 자연적인 맛을 최대한 끌어내도록 조리 과정에서 절제를 유지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한 가지 분명해졌다. 누구를 위해 요리하는가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오데뜨의 요리는 프렌치 DNA를 기반으로 하지만, 싱가포르라는 장소성과 아시아의 풍부한 요리 유산을 조화롭게 담아내도록 진화해왔다.
음식을 통해 사랑을 전하고 사람을 보살피는 태도가 오데뜨 경험의 핵심이다. 입장과 동시에 환대받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정희원 기자 프렌치의 DNA에 아시아의 식재료와 풍미를 더한 대표 메뉴 ‘캄포 페퍼 크러스트 비둘기 요리(Kampot Pepper Crusted Pigeon)’. 이를 담은 대표적인 메뉴가 ‘캄포 페퍼 크러스트 비둘기 요리(Kampot Pepper Crusted Pigeon)’다. 프랑스 브르타뉴에서 온 비둘기 위에 캄보디아산 캄폿 페퍼로 크러스트를 입힌다. 캄폿 페퍼는 진한 향신과 은은한 단맛, 섬세한 아로마를 지닌다. 부드러운 비둘기 육질과 조화롭게 어울리며, 아시아 고객들이 선호하지 않는 누린내를 줄여준다. ”
오데뜨에는 한국인 직원도 있다. 김주령 씨(사진)도 이곳에 합류, 코미(commis, 견습 셰프)로 파인다이닝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정희원 기자 -한국에서 공수한 식재료를 사용하신다고도 들었다. 어떤 요리에 쓰이나.

“제주도에서 공수한 전복을 쓴다. 오데뜨의 대표 요리 중 하나인 ‘제주 전복 & 푸아그라 듀오(Jeju Abalone & Foie Gras Duo)’에 사용된다. 유자 풍미의 돼지 육수를 곁들이는데, 싱가포르 로컬 요리 ‘바쿠테’에서 영감을 받아 마늘, 생강, 유자 제스트를 더한 국물이다. 이 요리에 들어가는 전복이 바로 제주도산이다. ”
오데뜨의 시그니처 '로즈마리 스모크드 오가닉 에그'. 정희원 기자 오데뜨의 시그니처 '머쉬룸 티'. 정희원 기자 -오데뜨를 처음 경험하는 해외 손님들에게 추천할 대표 메뉴가 있다면.

“계절에 따라 메뉴 흐름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무언가가 등장한다. 하지만 꼭 추천하고 싶은 시그니처로는 ▲캄포 페퍼 크러스트 비둘기 ▲로즈메리 스모크 유기농 달걀 ▲제주 전복 & 푸아그라 듀오 등이 있다. ”
어린 줄리앙 로이어 셰프를 오데뜨 할머니가 안고 있다. 오데뜨 -오데뜨는 줄리앙 셰프의 할머니 이름이라고 들었다. 신선한 재료로 사랑을 보여준 할머니에게 바치는 작은 오마주이자 추억이라고 하셨다. 관련된 메뉴가 있다면.

“오데뜨 할머니는 나에게 거대한 영감을 주신 분이다. 음식이 어떻게 기쁨과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지 알게 해주셨고, 가장 놀라운 요리는 가장 단순한 재료에서 나올 수 있다는 걸 보여주셨다.

특히 레드커런트 잼의 기억이 강렬하다. 오랫동안 천천히 졸이고, 바닐라와 주니퍼베리를 더하던 과정, 그리고 집 안 가득 퍼지던 향…. 그 기억을 이어가기 위해 우리는 식사가 끝나면 손님들에게 우리 레시피로 만든 잼을 작은 선물로 드린다. ”
줄리앙 셰프는 레드 커런트 잼을 만들어 할머니와의 사랑스러웠던 기억을 고객들에게도 공유하고 있다. 정희원 기자 -앞으로 오데뜨가 보여줄 요리의 방향과 목표가 궁금하다.

“좋은 식재료를 찾아 나서는 여정은 끝이 없다. 자연의 맛이 요리에서 더욱 선명히 드러나도록 새로운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한다. 앞으로도 식사의 순수하고 진정한 기쁨을 우선하는 다이닝 경험을 추구할 것이다.

오데뜨가 문을 연 지 10주년이 됐다. 지금까지의 성장에 경외심을 느끼지만, 여전히 겸손한 마음으로 앞으로의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요리의 경계를 더 확장하고, 팀으로서 끊임없이 진화하며, 현상에 안주하지 않고 한 단계 더 나아가고 싶다. ”
싱가포르 내셔널 뮤지엄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오데뜨가 기다리고 있다. 정희원 기자 -오데뜨가 수년 연속 트립.고메 어워드에서 싱가포르 럭셔리 레스토랑 부문 ‘블랙 다이아몬드’에 이름을 올리고 트립.베스트의 아시아 100에서 1위에 선정됐다. 미식가뿐 아니라 여행자들에게도 사랑받고 계시다. 소감은.

“싱가포르와 아시아는 모두 역동적인 다이닝 신을 갖고 있다. 트립.고메와 트립.베스트 아시아를 포함한 다양한 국제 가이드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은 큰 영광이다. 우리의 노력과 헌신을 인정받는 건 언제나 보람 있는 일이며, 더 성장하고자 하는 원동력이 된다. 국제적인 손님들이 오데뜨 경험을 따뜻하게 받아들여준 점에 정말 감사할 뿐이다. 우리의 요리적 접근과 진정성 있는 환대에 공감해준 덕분이다. ”

HOT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