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인천공항=박연준 기자] “볼넷만 안 줘도 경기는 훨씬 쉬워진다. ”
류현진(39·한화)의 말에는 많은 경험이 담겨 있었다. 코리안 몬스터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16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제는 대표팀의 최선참이자 투수조장이다. 책임감의 무게도, 후배를 향한 메시지의 깊이도 달라졌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9일 인천공항을 통해 1차 캠프지인 사이판으로 출국했다. 2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캠프는 3월 일본 본선을 앞두고 처음으로 손발을 맞추는 단계다. 대표팀의 기틀을 다지는 중요한 시간이다.
이 캠프에 류현진이 함께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운드는 든든하다. 16년 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다시 입은 그는 투수조장을 맡아 후배들을 이끈다. 굳이 1차 캠프부터 합류하지 않아도 되는 위치지만, 그는 망설이지 않았다.
인천공항에서 만난 류현진은 “기대가 크다. 비록 1차 캠프지만, 선수들과 함께 몸을 잘 만들고 싶다”며 “요즘 WBC 성적이 좋지 않았던 만큼, 이번에는 준비 과정부터 다르게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몸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 건 분명한 장점이다. 그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오랜만에 단 태극마크는 여전히 묵직하다. 류현진은 “국가를 대표해 나가는 자리다. 마음가짐이 가벼울 수 없다”며 “그 무게에 걸맞은 모습을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표팀 마운드는 젊다. 주축 투수 대부분이 20대 중반이다. 그래서 류현진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그는 후배들에게 기술보다 먼저 ‘마음가짐’을 얘기했다.
류현진은 “투수들이 경기를 너무 어렵게 보지 않았으면 한다”며 “홈런을 맞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볼넷으로 스스로 위기를 만드는 건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괜히 볼넷 하나, 데드볼 하나로 흐름을 내주면 경기가 힘들어진다. 최대한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단순하게 가자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끝으로 류현진은 담담하게 각오를 전했다. “30대 후반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게 돼 자랑스럽다. 아직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자리에 온 이상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