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로 체중 감량 후 복용을 중단하면 체중이 빠르게 증가하며, 증가 속도가 식단·운동을 중단했을 때보다 최대 4배 빠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 등 심혈관 건강 지표들도 1.4년 뒤 원래 수준으로 돌아갔다.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AFP통신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37건 비만치료제 연구를 검토한 결과 비만치료제는 몸무게의 15~20%가량을 감량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복용 중단 시 한 달 평균 0.4㎏ 정도 몸무게가 다시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브리티시메디컬저널’(BMJ)에 발표한 논문에서 밝혔다. 당뇨 치료제로 개발된 세마글루티드와 티르제파타드 등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가 체중 관리 약물로 인기를 끌면서 체중 관리를 원하는 이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GLP-1 성분 세마글루티드와 티르제파타이드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참가자들은 평균 15㎏을 감량했지만, 투약 중단 후 1년 이내 10㎏이 늘어났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18개월 만에 원래 몸무게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 등 심혈관 건강 지표 역시 평균 16개월 뒤 치료 전 수준으로 회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약물 없이 식단 조절과 운동만으로 체중을 감량한 경우 감량 폭은 상대적으로 작았지만 체중이 다시 늘어나는 데 평균 4년이 걸렸다. 연구진은 비만치료제 사용자의 체중 회복 속도가 약물 비사용자보다 4배가량 빠르다고 분석했다.
연구를 이끈 샘 웨스트 박사는 “감량 폭이 클수록 체중이 다시 늘어나는 속도도 빨라지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별도 분석 결과 감량 폭과 관계없이 약물 중단 이후 체중 증가 속도는 일관되게 빠르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비만치료제가 “비만의 해결책이 아닌 치료의 시작점”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약물이 초기 체중 감량에는 효과적일지라도 장기적인 체중 조절에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며 “개인이 치료 중단 후 몸무게 재증가 위험에 대해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