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안세영. 사진=신화/뉴시스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이 시즌 첫 대회인 말레이시아 오픈에서 우승하며 2026년을 힘차게 열어젖혔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1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왕즈이(중국·2위)와의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말레이시아 오픈 결승에서 2-0(21-15 24-22)으로 승리하며 대회 3연패에 성공했다.
올 시즌 첫 번째 우승이자 5개 대회 연속 정상이다. 안세영은 지난해 10월 덴마크오픈을 시작으로 프랑스오픈과 호주오픈, 월드투어 파이널스를 포함해 말레이시아오픈 우승컵까지 거머쥐었다.
안세영은 지난해 단일 시즌 최다승(11승)과 역대 최고 승률(94.8%), 역대 최고 누적 상금(100만3175달러) 등 대기록을 쏟아냈다. 올해 첫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최상의 출발을 했다.
슈퍼 1000 그랜드슬램 달성에도 시동을 건다. 슈퍼 1000 슬램은 한 해에 4개의 슈퍼 1000시리즈 대회를 석권하는 것을 뜻한다. 슈퍼 1000은 BWF 최상위 대회로 랭킹 포인트와 상금이 가장 많이 걸려 있다. 세계 최정상급이 출전하는 대회로 그만큼 우승이 쉽지 않다. 슈퍼 1000 대회를 한 해 모두 우승한 선수는 아직 없는 배경이다.
안세영은 지난해 말레이시아오픈과 전영오픈, 인도네시아오픈에서 우승하며 슈퍼 1000 그랜드슬램을 코앞에 뒀지만 7월 중국오픈 4강에서 부상을 염려한 기권으로 아쉽게 달성에 실패했다. 올해 말레이시아오픈에서 우승하며 최초의 기록을 향해 다시 나아간다.
우승까지 결코 쉽지 않았다. 안세영은 이날 왕즈이를 맞아 초반에 1-6까지 벌어졌다. 초반에 왕즈이의 빠른 움직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절치부심한 안세영은 강력한 스매싱으로 왕즈이를 흔들고 라인에 살짝 걸치는 예리한 공격을 앞세워 따라붙었다. 결국 11-11 동점을 만들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거침없었다. 연속 6점을 내며 17-12로 도망가면서 승기를 잡았다.
2세트는 더욱 짜릿한 역전극이었다. 안세영은 빠른 공격에 고전하며 11-18까지 벌어졌다. 사실상 승기가 기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전매특허인 질식 수비를 통해 왕즈이를 지치게 한 안세영은 백핸드 공격으로 코트를 넓게 쓰면서 추격하기 시작했다.
안세영이 턱밑까지 추격하자 왕즈이도 당황했다. 백핸드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며 스코어는 19-19가 됐다. 이후 한 점씩 주고받는 손에 땀을 쥐는 승부가 이어졌다. 마지막에 웃은 건 안세영이었다. 22-22에서 연속으로 왕즈이의 공격이 네트에 걸리며 안세영이 매치 포인트를 잡았다. 이어 날카로운 대각 공격을 성공하며 56분 간의 혈투를 마무리지었다. 우승이 확정되자 안세영은 양팔을 번쩍 든 뒤 마음껏 포효했다.
왕즈이에 절대적 우위를 이어갔다. 이날 승리로 안세영은 왕즈이에 통산 17승4패로 앞서게 됐다. 지난 시즌 8전 8승을 거둔 안세영은 올해 시작도 흔들림이 없었다.
말레이시아에서 기분 좋은 우승을 차지한 안세영은 곧바로 인도 뉴델리로 이동해 오는 13일 개막하는 인도 오픈에 출격한다. 지난해 우승에 이어 2연패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