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 현장진단] 메가시티 앞에서 멈춰 선 전북 정치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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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현장진단] 메가시티 앞에서 멈춰 선 전북 정치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행정구역 개편과 초광역 통합 논의가 나올 때마다 전북 정치인들은 늘 같은 자리에 머문다. 앞으로 나아가지도, 그렇다고 분명히 물러서지도 않는다.
“도민 공감대가 필요하다”, “전북이 소외될 수 있다”, “신중해야 한다”는 말만 반복된다. 그러나 냉정하게 보면 지금 전북의 위기는 정책의 부재라기보다 정치적 결단이 유예된 상태에서 비롯되고 있다.

행정 통합은 더 이상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세계는 경쟁의 단위를 국가에서 메가시티로 옮겼다. 일본은 도쿄권 일극 구조의 한계를 인식한 뒤 간사이권과 주부권을 축으로 한 광역 경제권 전략을 병행하고 있고, 프랑스 역시 파리를 중심으로 한 기존 체제에서 벗어나 리옹·마르세유를 축으로 한 광역권 재편을 추진해 왔다.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분명하다. 규모와 연결성을 갖추지 못한 지역은 경쟁에서 밀려난다는 판단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정치인의 역할은 명확하다. 통합을 선택하든, 독자 노선을 택하든 어느 쪽이든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그러나 전북 정치권은 그 결정을 계속 뒤로 미뤄왔다.
통합에는 신중하지만, 전북 단독으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지에 대한 전략은 제시되지 않는다. 호남 메가시티를 경계하면서도, 전북만의 초광역 구상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결국 전북은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은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는 신중함이라기보다 결정의 공백에 가깝다.

정치학자 막스 베버는 정치에 대해 “열정과 책임감, 그리고 균형 감각이 동시에 요구되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전북 정치권의 언어에는 신중함은 있지만, 그 다음 단계인 책임 있는 선택은 이어지지 않는다.
“전북이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우려가 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불리함을 줄이거나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 설명이 빠진 경고는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전북 정치인들이 정말 지역의 미래를 고민해 왔다면, 지금쯤 이 질문들에 답했어야 한다. 인구 170만 선이 무너진 이후 전북의 산업 전략은 무엇인지, 수도권·충청·영남 초광역권 사이에서 전북은 어떤 기능과 역할을 맡을 것인지, 글로벌 자본과 청년을 끌어들일 수 있는 규모와 구조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말이다. 그러나 이 질문들 앞에서 전북 정치권은 오래도록 침묵해 왔다.

정치에는 불안을 전달하는 기능도 있다. 그러나 거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불안을 어떻게 관리하고, 어떤 비용을 감수하며, 어떤 선택으로 이어질 것인지까지 제시해야 정치가 된다. “결단을 미루는 것은 가장 비싼 선택”이라는 윈스턴 처칠의 말은, 선택을 유예해 온 지역일수록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 다른 권역들이 움직인 이유는 완벽한 해답이 있어서가 아니다. 결정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위험하다는 판단이 먼저였을 뿐이다.

현실은 냉정하다. 광주·전남은 해양·에너지와 신산업을 축으로 광역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고, 다른 권역들 역시 초광역 단위로 자신을 하나의 시장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 사이에서 전북 정치권만 머뭇거린다면, 통합의 이점도 독자 전략의 힘도 모두 놓칠 수 있다. 그 비용은 정치인이 아니라 도민과 청년에게 돌아간다.

정치인은 선택의 직업이다. 선택에는 언제나 부담이 따른다. 지역구가 줄어들 수 있고, 정치적 영향력이 약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바로 그 부담을 감수하라고 정치인이 존재한다. 결단을 미루면서 지역을 위한다고 말하는 것은 점점 설득력을 잃고 있다.

행정 통합을 반대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반대가 전북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면, 전북 정치인은 그에 걸맞은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구조를 바꾸지 않고도 전북을 살릴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도민 앞에 분명히 설명해야 한다. 그 설명이 없다면, 반대는 의견에 머무를 뿐 정책이 되기 어렵다.

다가오는 선거는 이 질문에 답하는 시간이 돼야 한다. 누가 변화 앞에서 결정을 미뤘는지, 누가 전북의 위기를 관리가 아닌 해결의 문제로 다뤘는지, 도민은 그 차이를 분명히 판단할 것이다.
5극 3특 체제가 전북의 유일한 해답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아무 선택도 하지 않는 정치는 전북의 미래를 지켜주지 않는다.

이제 질문은 분명하다.
전북을 위한다면 결단하라.
결단할 준비가 없다면, 그 이유부터 도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정치는 말이 아니라 선택으로 평가된다.
그리고 전북 정치인의 선택은, 더 이상 유예될 수 없다.
 

그래픽챗지피티52[그래픽=챗지피티5.2]
빌더 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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