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축제를 넘어 동계 스포츠의 패러다임을 바꿀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역대 최고 수준의 성별 균형, 관중의 몰입감을 극대화한 신규 종목을 도입해 전통과 혁신의 조화라는 동계올림픽의 새로운 표준 즉 ‘뉴노멀’(New Normal)을 제시하려는 시도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를 보여주는 종목이 이번 동계올림픽에 처음 도입되는 ‘산악스키’(Ski Mountaineering)다. 말 그대로 스키를 타고 등산을 하는 종목으로 극한의 체력과 기술을 요구한다.
산악스키 선수들이 지난해 이탈리아 보르미오 산악스키장에서 열린 월드컵 경기에서 계단 모양의 장애물 코스를 올라가고 있다. 보르미오=AP연합뉴스 산악스키는 위로 올라가는 ‘업힐’과 내려가는 ‘다운힐’을 모두 수행해야 한다. 업힐 때는 선수들은 스키 바닥에 미끄럼 방지용 ‘스킨(Skin)’을 부착하고 가파른 오르막을 치고 올라가며, 때로는 스키를 배낭에 짊어진 채 절벽과 같은 구간을 직접 발로 뛰어올라야 한다. 정상에 도달한 직후에는 스킨을 순식간에 제거하고 시속 100㎞가 넘는 속도로 활강하는 다운힐을 펼쳐야 한다. 알파인 스키의 활강 종목과 달리 코스가 좁아 선수들끼리 충돌의 위험이 커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올림픽에서는 짧고 강렬한 ‘스프린트’와 남녀 1인씩 팀을 이루는 ‘혼성 계주’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존 종목에서도 8개의 세부 종목이 추가된다. 특히 기존 남성 전유물로 여겨졌던 종목들이 여성부에도 전격 개방돼 여성 선수 비중이 역대 최고치인 47%까지 올라가 동계올림픽 역사상 가장 진전된 ‘남녀 평등 대회’로 기록될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위험하다는 이유로 여자 종목이 없엇던 스키점프 여자 라지힐이 올림픽에서 처음 열린다. 이제 여성 점퍼들도 남성과 동일한 높이의 도약대에서 더 멀리, 더 높이 비상할 기회를 얻었다. 루지도 여자 2인승이 신설됐다. 루지 2인승은 공식적으로 남녀가 같이 경쟁하는 ‘오픈’ 종목이었으나 실질적으로는 남성들의 무대였다. 이번 대회부터는 여성들만의 2인승 경기가 열린다. 스켈레톤은 혼성 단체전이 첫선을 보인다.
젊은 세대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역동적인 종목들도 대거 추가됐다. 프리스타일 스키의 남녀부 ‘듀얼 모굴’이 대표적이다. 기존 모굴 경기가 한 명씩 내려와 점수를 받는 방식이었다면, 듀얼 모굴은 두 선수가 나란히 서서 동시에 출발해 1대1 토너먼트로 승부를 가려 박진감을 더했다. 스키점프의 ‘남자 슈퍼 팀’ 경기 역시 흥행 카드로 꼽힌다. 국가당 4명이 출전하던 기존 단체전과 달리, 2명의 선수가 한 팀이 돼 3번씩 점프에 나선다.
송용준 선임기자 eidy01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