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상황에도 부드럽게 ‘브레이크’… ‘끼어들기’ 않고 양보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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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상황에도 부드럽게 ‘브레이크’… ‘끼어들기’ 않고 양보운전
현대차 ‘로보택시’ 타보니 라스베이거스서 40여분 시범 운행 운전자 개입 없이 완전 자율주행 29개 센서 통해 주변 상황 감지 차선변경·신호대응·가감속 ‘척척’ 무단횡단 보행자 감지 거리 확보 ‘안전제일’로 전혀 불안감 못 느껴 모셔널, 2026년 말 美서 상용화 나서 기술 고도화… 국내 도입도 검토
‘안전제일.’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의 로보택시를 타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이다. 운전자의 개입 없이 완전 자율주행(레벨4)으로 이뤄졌는데도 불안하기보다는 정석에 가까운 운행에 오히려 김이 빠질 정도였다.

이날 탑승한 ‘아이오닉5’ 로보택시는 40분가량 라스베이거스 남쪽 ‘모셔널 테크니컬 센터’에서 시내를 왕복하는 14㎞ 코스를 달렸다. 시범 운행인 만큼 운전석에 차량 운행자가 탑승했지만, 주행 내내 손은 무릎 위에 놓여 있었다. 차선 변경, 가·감속, 신호 대응 모두 사람이 운전하는 것과 큰 차이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안정적인 주행을 보여줬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모셔널 아이오닉5 로보택시가 자율주행을 하고 있는 모습. 뒷좌석에 앉으면 가장 먼저 승객용 디스플레이가 눈에 들어온다. 화면에는 주행 경로, 속도와 함께 주변 차량, 보행자, 장애물 등이 나타난다. 카메라(13개), 레이더(11개), 단거리 라이다(4개), 장거리 라이다(1개) 합쳐 29개 센서를 통해 주변 상황을 감지한 결과물이다. 차량은 탑승객 전원이 안전벨트를 착용한 후 디스플레이 속 ‘출발’ 버튼을 눌러야 주행을 시작한다.

로보택시는 돌발 상황에도 의연하게 대처했다.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왕복 6차로를 달리다 빨간불 신호가 되자 차량은 앞차와 큰 간격을 두고 멈춰 섰다. 곧바로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가 차량 앞을 지나갔다. 먼 거리에 있는 사람의 움직임까지 감지해 차로 진입 가능성을 예측한 뒤 차간 거리를 확보한 것이다. 급정거하는 경우에도 불편함을 느끼기 어려운 숙련된 브레이크 조작이 돋보였다.

교통 법규 준수는 ‘모범생’ 수준이었다. ‘멈춤’(STOP) 표지판 앞에선 주변에 보행자나 차량이 없어도 반드시 완전히 멈췄다가 출발했다. 좌·우회전을 할 때마다 깜빡이도 잊지 않고 켰다. ‘끼어들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선 차량 여러 대를 보내며 양보 운전을 했다. 규정 속도도 철저히 지켜 대부분의 상황에서 저속 주행을 했고, 시속 50㎞ 이상으로 달리는 경우는 찾기 힘들었다. 거칠지만 빠른 택시에 익숙한 한국인 입장에선 다소 답답하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이날 주행은 화창해진 날씨와 비교적 한산한 오전 10시쯤에 진행된 덕에 더 평화로웠다. 우박과 강풍으로 시승이 1시간가량 지연된 데 대해 로라 메이저 모셔널 최고경영자(CEO)는 “기상 조건을 고려해 탑승자의 안전을 위해 지연된 부분”이라며 “만약 센서 1개가 고장이 나더라도 다른 센서들을 활용해 주행이 가능하고, 차량용 센서 클리닝 기술로 센서에 묻은 이물질이나 먼지를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셔널은 올해 말 라스베이거스에서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4 수준의 로보택시 상용화에 나선다. 이미 상용화에 들어간 테슬라, 구글 웨이모, 아마존 죽스 등과 차별점으로는 ‘안전’을 내세웠다. 로라 CEO는 “단 한 건의 과실 사고도 없이 200만마일(320만㎞) 이상의 자율주행 거리를 달성했다”며 “운전자 없는 차량을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누구나 접근 가능한 현실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엔드투엔드(End-to-End·E2E) 기술을 통해 자율주행 시스템을 고도화하면서 장기적으로는 국내에도 로보택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김흥수 현대차·기아 글로벌전략오피스(GSO) 본부장은 “가장 우선순위는 올해 말 (라스베이거스에서) 계획된 상용화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축적된 기술력·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을 포함해 다양한 지역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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