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한·일 정상 밀착 속 다카이치, 조기총선 현실화하나

글자 크기
[ASIA BIZ] 한·일 정상 밀착 속 다카이치, 조기총선 현실화하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지지통신·AFP·연합뉴스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지지통신·AFP·연합뉴스]

한·일 정상외교를 전면에 내세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내각 지지율 고공행진을 발판으로 조기 총선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의원(상원)에서의 여소야대 구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외교 성과를 지렛대로 삼아 중의원 해산을 통해 정국 안정과 국정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계산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요미우리신문은 9일 다카이치 총리가 오는 23일 개막하는 통상 국회 초반에 중의원 해산을 단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 경우 2월 상·중순 총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일정으로는 '1월 27일 공시, 2월 8일 투표' 혹은 '2월 3일 공시, 2월 15일 투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조기 총선과 관련한 직접적인 의사 표명을 오는 17일 이후에 할 가능성이 크다고 12일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달 13~14일 나라현에서 예정된 한·일 정상회담과 15~17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방일 등 주요 외교 일정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강경 보수 이미지가 강했던 다카이치 총리가 한국 정상과의 밀착을 통해 외교적 유연성을 부각하며 이미지 전환을 시도하고 이를 국내 정치의 동력으로 삼으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닛케이는 총선 승리를 위해 독도 등 자극적 외교·영토 이슈를 관리해야 한다는 자민당 내부 의견도 전했다.

조기 해산 검토의 구조적 배경에는 국회 지형이 있다. 자민당은 중의원(하원)에서 일본 유신회와 합쳐 233석으로 간신히 과반을 유지하고 있고, 참의원(상원)에서는 야당이 주도권을 쥔 이른바 여소야대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예산안과 핵심 정책을 두고 야당의 협조 없이는 국정 운영이 쉽지 않은 구조다.

다카이치 총리는 '강한 경제',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을 내세워 재정 확대와 산업 공급망 강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야당 반발로 제약받고 있다. 또한 다카이치 총리는 최근 중국의 경제적 압박이 거세진 상황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의원 선거 승리를 통해 정권 구심력을 높이고 악화되는 양국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할 환경을 만들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야당은 재정 확대 기조와 정보 수집·안보 기능 강화 정책을 견제하고 있다. 외국인 토지 소유 제한, 대만 유사시 대응 발언 등 보수 성향 정책을 두고 "민생과 물가 대응이 우선"이라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총선 국면에서는 헌법 개정 논의 역시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조기 총선론이 힘을 얻는 배경에는 높은 지지율이 있다. 요미우리신문 전국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지난해 10월 출범 이후 12월까지 70%대를 유지했다. 자민당 내부 비공개 조사에서는 자민당 단독으로 260석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자민당 내부에서는 "지금 단행하면 의석을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부담도 적지 않다. 국회 해산이 현실화될 경우 신년도 예산안과 세제 개정안, 적자국채 발행 법안 통과가 3월 내 처리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닛케이는 새 회계연도에 맞춘 정책 추진을 강조해 온 다카이치 총리의 기존 기조와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예산 심의 시기와 겹치면서 '국민 경시'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아울러 자민당 지지율은 30% 수준에 머물러 있어 선거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그럼에도 일본 정치권은 이미 선거 모드로 들어선 모습이다. 자민당은 선거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실무 협의에 착수했고 일본유신회도 긴급 선대위 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요미우리는 "자민당은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 호조 속 선거 준비를 가속화했으며 후보 공천 작업을 거의 마무리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아주경제=이은별 기자 star@ajunews.com

HOT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