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빠진 청소년]①"엄마가 팔로우해서 부계정 팠다"...스마트폰 뺏자 뛰쳐나간 중학생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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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빠진 청소년]①"엄마가 팔로우해서 부계정 팠다"...스마트폰 뺏자 뛰쳐나간 중학생 딸
편집자주고등학생 10명 중 9명이 SNS를 이용하는 시대다. 그러나 청소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을 둘러싼 사회적 대응은 여전히 부족하다. 부모들은 SNS가 학교폭력과 범죄로 이어질까 불안해하지만, 아이들은 빡빡한 일상 속에서 SNS 없이는 또래와의 관계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아시아경제는 이 간극을 짚고, 우리 사회가 선택해야 할 해법을 모색한다.

최모씨(49·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두고 중학교 2학년 딸과 매일 전쟁 중이다. 지난해에는 밤늦은 시간까지 인스타그램만 들여다보는 보는 딸에게 화가 나 스마트폰을 뺏었다. 딸은 분노하면서 집에서 뛰쳐나가 새벽 3시까지 아파트 비상계단에서 머물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그 이후로 최씨는 딸한테서 휴대전화를 뺏질 못하고 실랑이만 벌이고 있다. 최씨는 "딸에게 SNS의 부정적인 영향을 이야기했지만 귀담아듣지 않는다"며 "휴대전화를 다시 뺏을 수도 없고 방법을 찾지 못해 답답한 심정이다. 전쟁은 현재진행형"이라고 말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초등 4~6학년 및 중·고교 재학 청소년 2674명 가운데 70.1%가 SNS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이전 조사인 2016년에는 66%, 2019년은 64.7%, 2022년은 78.1%를 각각 기록했다. 학급이 올라갈수록 SNS 이용률은 높아진다. 초등 4~6학년은 36%가 SNS를 이용한다고 답한 반면, 중학생은 82.9%, 고등학생은 92.7%에 달했다. 중학생 62.3%, 고등학생 69.3%는 매일 SNS를 한다.

문제는 부모와 자녀 간 SNS 이용에 대한 인식 격차다. 부모는 자녀의 SNS를 말리고 싶지만 자녀는 계속해서 이용하고 싶어 한다. 청소년 가운데 71.2%는 다양하고 재밌는 콘텐츠가 많아서, 67.3%는 또래 친구 또는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 위해서 SNS를 사용한다고 응답하는 등 SNS에 우호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SNS 이용을 둘러싼 부모와 자녀의 갈등은 초등학교 2~3학년부터 시작된다. 아동복지연구소가 초등 4학년~고등 2학년 1287명과 이들의 보호자 1287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작성한 '2024 아동행복지수 심층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처음 스마트폰을 가진 나이는 평균 9.4세다. 부모의 77.9%가 '자녀와의 연락을 위해' 스마트폰을 사줬다고 했지만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의 SNS 이용을 스트레스로 여기고 있다.


부모들은 SNS 때문에 가족 간 대화가 줄었다고 입을 모은다. 서모씨(50·남)는 고등학교 2학년인 아들이 SNS를 시작하면서 방에서 안 나온다고 하소연했다. 인스타그램 피드에 영상이나 사진을 올리지는 않지만 릴스 등 숏폼 콘텐츠를 보거나 친구들과의 채팅에 열중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식당에서도 계속 SNS를 쳐다봐 음식 나오기 전까지만 하라고 잔소리한 적도 많다. 서씨는 "아예 SNS를 못 하게 막을 수 없고 절충선을 찾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주말에 SNS를 오래 하고 싶어 할 때마다 아들과 다툰다. 밤에 몰래 하다가 들켜서 혼낸 적도 있다"고 말했다.


부모·자녀간 엇갈리는 인식…"위험한 일 엮일라" vs "친구 만나야"

부모들이 자녀의 SNS 사용을 경계하는 이유는 아이들이 SNS로 무엇을 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특정 애플리케이션 사용 자체를 제한하거나 새벽 시간 사용을 막는 스마트폰 기능을 이용하더라도 어떤 SNS 게시물을 봤는지, 누구와 연락했는지는 모른다. 최씨는 휴대전화만 들여다보는 중학교 2학년 딸의 일상이 궁금해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했다. 그러자 딸은 곧바로 부계정을 만들어서 사생활을 숨겼다.


최씨는 "딸이 휴대전화로 뭐 하는지 궁금해 물어보면 반응이 부정적"이라며 "SNS에는 가짜뉴스나 자극적인 정보가 많은데 아이들이 걸러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씨 역시 "초등학교 5학년인 둘째 아들이 어른들 앞에서 '힘숨찐'(힘을 숨긴 지질한 사람), '일코'(일반인 코스프레)와 같은 말을 서슴없이 써서 놀랐다"며 "SNS에서 부정적인 언어 습관을 거르지 않고 흡수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SNS가 자녀가 학교폭력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도 부모들이 경계하는 이유다. 교육부의 2025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학교폭력 가운데 사이버폭력은 7.8%를 차지했다. 2023년에는 6.9%, 2024년 7.4%를 기록하는 등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교육부 측은 "학생의 스마트폰 기기와 SNS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사이버폭력이 증가하는 것을 체감한다"며 "학교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사이버폭력 예방과 대응을 위해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학부모들도 이같은 흐름에 공감했다. 최씨는 지난해 딸이 SNS를 통해 교우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소연했다. 친구들이 딸만 빼놓고 SNS상 단체 채팅방을 만든 것. 최씨는 "딸이 울면서 SNS에서까지 교우관계를 이어가기 어렵다고 속상해했다"며 "하지만 부모님이 개입하기 참 어렵다. 자녀도 SNS에서 있었던 일을 꺼내 들면 학교에서 더 따돌림당한다고 말렸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을 반복하는 일상 속에서 SNS 없이는 친구들을 사귈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2022년 인스타그램에 가입한 윤모양(17)은 "하루 3~4시간 정도 SNS를 하는데, 친구와 연락하거나 숏폼 콘텐츠인 인스타그램 릴스를 자주 본다"며 "아무래도 친구들과 운동하러 가거나 놀러 갈 시간이 많지 않으니 SNS상 콘텐츠를 중심으로 대화를 많이 나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부모가 자녀의 SNS 이용을 교육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부모가 아이들에게 SNS 이용으로 인한 폐해를 정확히 알려줘야 한다는 것을 하나의 문화로 정착할 필요가 있다"며 "SNS 접속 차단 등 제재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나눴지만 아동 및 청소년부터 어떻게 SNS를 활용할지 공론화된 적은 없다. 이제라도 복합적으로 접근해 관련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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