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최용석씨(32)는 최근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전문 쇼핑몰을 즐겨 찾는다. 최씨는 "평소 먹어보고 싶었지만 비싼 가격 탓에 선뜻 손이 안 가던 제품도 여기서는 부담 없이 살 수 있다"며 "유통기한 임박 상품이라 걱정했는데 막상 받아보니 생각보다 기한이 넉넉해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고물가·고환율의 이중고가 장기화하면서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유통기한 임박 상품이나 규격 외 농산물 등 이른바 '못난이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16일 체화재고 전문 쇼핑몰 떠리몰에 따르면 2020년 252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약 680억원(추정치)까지 치솟았다. 5년 사이 2.5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경기 불황의 그늘이 짙어지면서 조금이라도 더 저렴한 상품을 찾는 사람들의 재고 상품 소비가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단순 변심으로 반품된 상품이나 과다 재고, 못생긴 농산물 등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상품으로 주목받는 추세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가 쉼 없이 오르면서 더 저렴한 상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2%)에 가까운 2.1%로 집계됐지만, 축산물(4.8%)과 수산물(5.9%), 가공식품(3.6%), 외식(3.1%) 등 먹거리 물가는 전체 물가 상승세의 1.5~2.8배에 달했다.
한편, 작년 1~11월 월평균 실질 소매 판매액(승용차 제외)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0.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 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해 늘어나 보이는 부분은 빼고 실질적인 소비만 따진다. 실질 소매 판매는 2022년부터 4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가장 긴 기간 소매 판매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재고 상품은 오히려 인기를 끌고 있는 셈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물가는 오르는데 월급은 제자리걸음이다 보니 저렴한 대체 상품을 찾는 수요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며 "다만 업체들도 무조건 가격만 낮출 것이 아니라, 철저한 품질 관리를 통해 소비자 신뢰를 얻는 것이 시장 안착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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