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민 전 부장검사 [사진=연합뉴스]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이 고가의 그림을 김건희 여사 측에 건네 공천 및 인사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상민 전 검사에게 징역 6년을 구형했다. 지난해 10월 특검팀이 김 전 검사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긴지 약 3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이현복)는 16일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검사에 대한 결심 공판을 열었다. 이날 특검팀은 징역 6년에 4139만2760만원을 추징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전 검사는 2023년 2월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에게 1억4000만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 ‘점으로부터 No.800298’을 건네고, 그 대가로 2024년 4월 10일 치러진 22대 국회의원 공천 등을 청탁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검사는 공천 심사에서 탈락했지만, 같은 해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로 임명된 과정에 김 여사의 영향력이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김 전 검사가 2023년 12월께 총선 출마를 준비하면서 선거용 차량의 리스 비용을 지인으로부터 지원 받았다는 의혹도 있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의 청탁금지법 위반과 관련해 "피고인은 현직 부장검사로서 대통령 배우자인 김 여사에게 1억4000만원 상당의 고가 미술품을 제공하고 공천 관련 청탁을 해 사실상 뇌물을 제공한 것에 준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김 전 검사의) 공천 시도가 불발되자 국정원장 법률특보의 직위를 보상받음으로써 공직 인사의 투명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훼손하고 피고인은 이후 증거인멸을 시도하고 허위 진술을 담합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며 "엄벌의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배해 자신의 선거 운동을 위해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는 것은 사실상 뇌물을 제공받은 것에 준하는 것"이며 "공무집행의 투명성과 공정성 및 정치자금의 투명성에 대한 가치를 심하게 훼손시켰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부정청탁 금지법 위반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각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변호인측은 "주변 사람들과 부적절한 교류를 갖고 대통령 일가와 친분 관계를 형성하면서 그림에 관여하고 정치적인 행위를 해 재판을 받고 있는 것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특검측의 공소사실에 반박했다.
변호인측은 그림 구매를 중개한 것이며 청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측은 "그림의 출처가 명확하지 않고 그림 수수자가 김 여사로까지 이어지지 않으며 그림이 진품이 아닌 위작"이라는 취지의 주장 등을 통해 "특검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 전 검사도 이날 최후신술에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2023년 2월 당시 대검찰청 과장 보직을 받은지 5~6개월 밖에 안 됐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검사장 승진도 기대해볼 수 있는 꽃보직을 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도 아닌 김 여사에게 내년 공천을 신경써달라며 그림을 건넨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제 후배들과 아는 수사관들이 특검에 파견돼 있는 상황에서 친한 후배들이 저를 구속시키려고 하는게 너무 가슴이 아팠다"면서 "검사 출신으로서 비난받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이런 식의 무리한 공소사실에 대해 법원에서 인권보장의 최후의 보루로서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변론 종결을 마치고 내달 9일 1심을 선고할 예정이다.
아주경제=박종호 기자 jjongho0918@ajunews.com